[일본 가족여행] 아이 둘과 떠난 오사카·교토 4박 5일, 잘 걷고 더 잘 먹었다

오사카성
DAY 01 · DEC 19

인천에서 오사카로
잘 먹고 도착한 첫날

인천공항에서 시작한 첫날

12월 19일 오전 11시 10분, 캐리어를 끌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엄마와 아이 둘, 그리고 나까지 네 명이 움직이니 공항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확인할 것이 많았다. 여권, 탑승권, 캐리어 개수부터 맞춰 보고 터미널 안으로 이동했다.

출국 수속을 마친 뒤에는 식사부터 해결했다. 아이들과 함께 움직일 때는 배가 고파진 다음 식당을 찾으면 이미 늦다. 메뉴를 고르고, 음식을 나누고, 남은 시간을 확인하는 것까지 마치니 그제야 다들 표정이 느긋해졌다. 출발 직전이라 모두 들떠 있었고 체력도 아직 넉넉했다.

간사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는 동안 창밖의 비행기를 보고, 기내에서는 식사와 맥주로 시간을 보냈다. 기내식은 특별히 화려하지 않았지만 아이들과 자리를 잡고 나니 이제 정말 일본으로 간다는 실감이 났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식사를 마치고 조금 쉬자 곧 착륙 안내가 나왔다.

간사이공항 도착, 우메다로 이동

오후 5시 무렵 간사이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절차를 마친 뒤 공항 리무진버스를 타고 우메다로 이동했다. 짐을 싣고 자리에 앉으니 복잡한 환승 없이 숙소 근처까지 갈 수 있어 편했다.

우메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밖이 어두웠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주변 골목을 짧게 걸었다. 처음 보는 간판이 많아 아이들은 여기저기 둘러봤고, 어른들은 저녁 메뉴부터 찾았다. 가족여행에서는 배고픔이 가장 빠른 의사결정 도구다. 🍚

첫 저녁, 야키니쿠 헤드 본점

첫날 저녁은 야키니쿠 헤드 본점(焼肉ヘッド 本店)에서 먹었다. 테이블 화로에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방식이라 아이들과 취향에 맞춰 익힘 정도를 조절하기 편했다. 고기가 올라가자 이동 중에 줄었던 대화가 더 줄었는데, 분위기가 어색해서가 아니라 모두 굽고 먹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매장은 늦은 시간에도 손님이 있었고 좌석 사이가 아주 넓은 편은 아니었다. 큰 캐리어는 숙소에 두고 가길 잘했다. 여러 부위를 조금씩 주문해 나눠 먹기 좋았고, 첫날 긴 이동 뒤에 먹는 따뜻한 고기라 만족도가 높았다.

DAY 02 · DEC 20

오사카성부터 도톤보리까지
걷는 만큼 먹었던 하루

오니기리 고리짱에서 든든하게

둘째 날 아침은 우메다의 오니기리 고리짱에서 시작했다. 주문을 받은 뒤 따뜻한 밥으로 주먹밥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속재료를 고를 수 있어 가족 각자 취향을 맞추기 좋았고, 국과 함께 먹으니 아침 메뉴로 부담이 없었다.

매장이 크지 않아 사람이 몰리면 기다릴 수 있다. 그래도 음식이 단순하고 나오는 속도가 빨라 아이들과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편했다. 이날은 오사카성부터 구로몬시장과 도톤보리까지 갈 예정이라 아침부터 든든히 먹었다.

지하철을 타고 오사카성으로

아침을 먹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우메다의 긴 지하 통로를 지나 열차를 갈아탔고, 아이들은 출근 시간대의 많은 사람 사이에서 서로 떨어지지 않도록 앞사람만 보고 걸었다.

오사카성역에 가까워지자 객차가 조금씩 한산해졌다. 역에서 나와 해자 쪽으로 걷는 동안 성은 바로 보이지 않았고, 공원 입구까지 가서야 멀리 천수각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사카성, 성보다 먼저 만난 긴 산책

지하철에서 내려 오사카성 공원으로 들어갔다. 역에서 천수각까지 생각보다 많이 걸어야 했다. 날씨는 맑았고 공원에는 현지인과 관광객이 계속 오갔다. 넓은 길과 해자를 지나 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아이들도 다시 카메라 쪽으로 모였다.

천수각 주변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많았다. 성 앞 광장과 돌담은 규모가 커서 가족사진을 찍을 자리는 충분했지만, 인기 있는 각도에서는 잠깐씩 순서를 기다려야 했다.

아이들과 방문한다면 천수각만 보고 돌아가기보다 공원 산책까지 일정에 포함해 시간을 넉넉히 잡는 편이 좋다. 우리도 사진을 찍고 쉬어 가며 움직였고, 오전 일정만으로 걸음 수가 꽤 쌓였다.

난바를 지나 구로몬시장으로

오사카성에서 난바 쪽으로 이동했다. 전자제품 매장과 작은 상점을 구경하며 걷다가 구로몬시장 입구에 도착했다. 시장 안은 관광객이 많았고 통로가 좁은 구간에서는 가족이 한 줄로 걸어야 했다.

해산물, 과일, 꼬치와 간식이 연달아 보여 아이들도 계속 고개를 돌렸다. 붐비는 곳에서 멈춰 서면 금세 일행과 간격이 벌어져, 먹고 싶은 것을 발견하면 먼저 서로를 불러 세웠다.

구로몬시장에서 먹은 초밥

점심은 구로몬시장 안의 초밥집에서 먹었다.

도톤보리의 인파 속으로

오후에는 도톤보리로 걸었다. 글리코상 앞은 예상대로 사람이 많았다.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 이동하는 사람, 잠시 멈춘 사람이 겹쳐 가족사진 한 장에도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오사카에 왔다는 표시로는 이만한 장면이 없었다.

강을 따라 걸으며 간판과 상점가를 구경했고 타코야키도 하나 나눠 먹었다. 사람이 많아 걷는 속도는 느렸지만, 눈에 들어오는 것이 많아 아이들은 지루해할 틈이 없었다.

돈키호테 관람차에서 내려다본 도톤보리

돈키호테 건물의 관람차도 탔다. 도톤보리 중심을 위에서 내려다보니 골목의 간판과 강 주변 인파가 한눈에 들어왔다. 아래에서는 복잡했던 거리가 위에서는 의외로 가지런해 보였다.

아이들은 둥근 창에 붙어 아래를 내려다봤고, 어른들은 떨어뜨린 물건이 없는지 한 번 더 확인했다. 높이 올라갈수록 시야가 넓어져 도톤보리를 잠깐 조용히 보는 기분이 들었다. 🎡

다시 우메다로 돌아온 저녁

관람차에서 내려와 우메다로 돌아왔다. 지하철역과 요도바시 우메다 주변은 저녁에도 사람이 많았다. 하루 종일 걸은 아이들은 숙소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조용해졌다.

저녁은 도시락과 편의점 간식으로 가볍게 해결했다. 다음 날 아라시야마에 비 예보가 있어 우산과 옷을 다시 챙기고 일찍 쉬었다.

DAY 03 · DEC 21

비 오는 아라시야마
원숭이공원까지 올라갔다

비 오는 아라시야마로

셋째 날은 교토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우메다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이동했고, 아라시야마에 가까워질수록 창밖 풍경이 낮고 조용해졌다. 역에 내리자 빗줄기가 이어져 우산과 우비부터 챙겼다.

비 오는 날이었지만 역 주변과 상점가에는 관광객이 계속 오갔다. 가족끼리 우산이 부딪히지 않도록 간격을 두고 걸었고, 젖은 길에서는 평소보다 천천히 움직였다.

우동과 튀김으로 먼저 배를 채웠다

도게츠교를 건너기 전에 우동집에 들어갔다. 따뜻한 우동과 튀김을 나눠 먹으니 비를 맞고 식었던 몸이 금세 풀렸다. 산길을 오르기 전이라 무겁게 먹기보다 적당히 배를 채우는 정도가 좋았다.

이치타니 무나카타 신사와 원숭이공원 입구

도게츠교 주변을 지나 이치타니 무나카타 신사와 이와타야마 원숭이공원 입구로 향했다. 젖은 돌계단과 흙길 때문에 평소보다 천천히 걸었다. 비 오는 날에는 신발 바닥 상태가 일정의 질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이날 확실히 배웠다.

입구에서부터 오르막이 이어졌다. 지도에서 본 거리보다 체감 거리가 길었고, 아이들은 쉬는 구간마다 몇 분 남았는지 물었다. 정확한 답 대신 “조금만 더”라고 했는데, 가족 산행에서 이 말은 대체로 세 번 이상 반복된다. 😅

이와타야마 원숭이공원

오르막 끝에 가까워지자 원숭이가 보이기 시작했다. 정상 부근에서는 아라시야마와 교토 시내가 내려다보였고, 비구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꽤 시원했다. 원숭이는 사람 가까이 다니지만 만지거나 눈을 오래 마주치지 말라는 안내가 곳곳에 있었다.

먹이 주기 공간에서는 철망 안쪽에 사람이 들어가고 원숭이가 바깥에서 먹이를 받는 구조였다.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문 곳도 여기였다. 올라오는 동안 힘들다는 말이 많았지만 원숭이를 보자 불만이 빠르게 줄었다. 전망과 동물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고, 비 오는 날의 가파른 길은 분명한 단점이었다.

리락쿠마 사보와 아라시야마 간식

산에서 내려온 뒤 상점가의 리락쿠마 사보와 주변 가게를 둘러봤다. 캐릭터 상품은 아이들의 걸음을 바로 멈추게 했고, 딸기 간식과 따뜻한 음식을 나눠 먹으며 잠시 쉬었다.

아라시야마 중심 거리는 비가 와도 붐볐다. 인기 가게 앞에는 줄이 있었고 우산을 든 사람들이 겹쳐 이동이 느렸다. 상점가를 둘러본 뒤 다시 한큐선을 타고 우메다로 돌아왔다.

우메다로 돌아와 긴자 아스터

오사카로 돌아온 뒤 저녁은 한큐 우메다 12층의 긴자 아스터에서 먹었다. 이날 주문한 크리스마스 코스는 1인 11,000엔이었다. 수프부터 해산물과 고기 요리, 볶음밥과 디저트까지 차례로 나와 비 맞고 걸었던 하루를 차분하게 마무리하기 좋았다.

음식은 양보다 구성과 서비스에 초점이 맞춰진 코스였다. 아이들과 함께 먹을 때는 요리 사이 간격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날은 모두 지쳐 있어 오히려 천천히 쉬며 먹는 시간이 잘 맞았다. 가격은 가볍지 않지만 조용한 좌석과 안정적인 서비스가 필요한 가족 저녁이라면 선택 이유가 분명했다.

저녁을 먹고 들른 한큐백화점 식품관

식사를 마친 뒤 한큐백화점 식품관을 한 바퀴 둘러봤다. 초밥과 반찬, 간식이 진열대마다 가득했지만 이미 코스 요리를 먹은 뒤라 구경만 했다. 배가 불러도 식품관 앞에서는 걸음이 느려졌다.

DAY 04 · DEC 22

라멘과 닌텐도, 넓은 호텔
가족 취향을 모두 챙긴 날

이치란 우메다 시바타점

넷째 날 아침 겸 점심은 이치란 우메다 시바타점에서 라멘을 먹었다. 주문표에 국물 농도, 마늘, 파, 차슈, 매운 양념과 면 익힘을 표시하는 방식이라 각자 취향을 맞추기 쉽다. 칸막이 좌석은 식사에 집중하기 좋았고, 아이들도 주문표를 고르는 과정을 재미있어했다.

인기 매장이라 식사 시간에는 줄을 예상해야 한다. 가족이 나란히 앉는 자리가 바로 나지 않을 수 있으니 어린아이와 함께라면 입장 전에 직원에게 확인하는 편이 좋다. 진한 돈코츠 국물은 든든했고, 이후 쇼핑 일정까지 버틸 에너지는 충분히 채웠다.

닌텐도 오사카, 인기만큼 많은 사람

다이마루 우메다의 닌텐도 오사카로 이동했다. 입구부터 캐릭터 조형물과 상품이 이어졌고, 매장 안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팬들로 붐볐다. 아이들은 보고 싶은 코너가 서로 달라 잠깐씩 흩어졌다가 다시 만났다.

한정 상품과 인기 캐릭터 제품을 보는 재미는 확실했지만 여유롭게 둘러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계산 줄과 사진 촬영 자리가 겹치는 시간대에는 이동이 느렸다.

호텔 한큐 인터내셔널 체크인

이날 숙소는 호텔 한큐 인터내셔널이었다. 우메다 북쪽 차야마치에 있어 전철역과 쇼핑 지역을 걸어서 오가기 편했다. 객실은 캐리어 여러 개를 펼쳐도 동선이 남았고, 욕실과 세면 공간도 가족이 사용하기에 여유가 있었다.

높은 층 객실이라 창밖으로 오사카 시내가 넓게 보였다. 아이들은 창가에 붙어 야경을 봤고, 어른들은 침대와 짐 공간부터 확인했다. 화려한 새 호텔 분위기보다는 차분하고 넓은 객실, 안정적인 응대가 장점이었다. 가족 네 명이 머물며 짐을 정리하기에는 이번 여행 숙소 중 가장 편했다.

다메시야 8에서 잠깐 쉬기

오후에는 TAMESHIYA 8(다메시야 8)에 들렀다. 피자와 간단한 요리를 나눠 먹으며 쇼핑 사이에 쉬었다. 관광지의 유명 메뉴를 반드시 찾아가기보다 현재 위치에서 가족 모두가 먹을 수 있는 곳을 고른 선택이었다.

매장은 캐주얼했고 음식을 함께 나눠 먹기 편했다. 하루 종일 정식만 먹으면 아이들이 지칠 수 있는데, 피자처럼 익숙한 메뉴가 한 번 들어가니 분위기가 다시 가벼워졌다.

저녁 전, 식품관 한 바퀴

저녁 예약 시간 전에는 우메다 식품관을 잠깐 둘러봤다. 도시락과 반찬이 빼곡했지만 곧 샤부샤부를 먹을 예정이라 구경만 하고 나왔다.

교토 츠유샤부 치리리, 마지막 저녁

여행의 마지막 저녁은 교토 츠유샤부 치리리 우메다 차야마치점이었다. 얇게 썬 고기와 채소를 뜨거운 육수에 익혀 먹는 방식으로, 기름진 메뉴가 이어진 여행 막바지에 잘 맞았다. 고기를 오래 익힐 필요가 없어 아이들도 기다리는 시간이 짧았다.

좌석이 비교적 차분하고 대화하기 편해 가족끼리 마지막 저녁을 보내기 좋았다. 고기와 채소의 균형이 좋았고, 국물에 적셔 먹는 맛이 자극적이지 않았다. 호텔로 돌아온 뒤에는 창밖 야경을 보고 간식과 짐을 정리했다. 귀국 전날의 짐 정리는 늘 퍼즐 같지만, 이번에는 객실이 넓어 바닥을 전부 점령하지 않아도 됐다. 🧳

DAY 05 · DEC 23

짐을 다시 세고
인천으로 돌아왔다

오사카를 떠나 인천으로

12월 23일 아침, 호텔을 나서며 마지막으로 짐 개수를 맞췄다. 출발할 때보다 쇼핑 봉투가 늘었지만 다행히 캐리어는 모두 닫혔다. 공항으로 이동해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다.

오후 1시 50분 무렵 인천에 도착했다. 아이들은 피곤했고, 어른들은 수하물 벨트에서 우리 캐리어가 무사히 나오는지만 바라봤다. 짐을 모두 찾고 나서야 여행이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났다.

4박 5일을 다시 정리하면

돌이켜보면 첫날은 이동과 야키니쿠, 둘째 날은 오사카의 대표 명소와 가장 많은 인파, 셋째 날은 비와 원숭이공원, 넷째 날은 쇼핑과 편한 숙소, 마지막 날은 무사 귀국이었다.

  • 가장 편한 아침: 오니기리 고리짱 — 메뉴가 단순하고 아이들과 나누기 좋았다.
  • 가장 많이 걸은 날: 오사카성과 도톤보리를 함께 본 둘째 날.
  • 가장 힘들었지만 기억에 남은 곳: 비 오는 이와타야마 원숭이공원.
  • 가족 숙소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곳: 호텔 한큐 인터내셔널 — 넓은 객실과 위치가 장점이었다.
  • 가장 차분했던 저녁: 교토 츠유샤부 치리리 우메다 차야마치점.

일정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여행은 아니었다. 비가 왔고, 많이 걸었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서로를 여러 번 찾았다. 그래도 네 명이 보고 싶었던 곳을 보고 먹고 싶었던 것을 골고루 먹었다. 그 정도면 꽤 잘 다녀온 4박 5일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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