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타이어와 눈맞춤
2010년 4월 25일. 건물 뒤편 텐트에서 일어나 짐을 접었다. 어제까지 이어진 펑크의 기억 때문에 출발 전 타이어부터 눌러 봤다. 바람은 남아 있었지만 마음은 한 번 더 확인해야 움직일 수 있었다.
짐을 다시 싣고 홍천 시내로 들어섰다. 산길과 터널을 오래 지나온 뒤라 신호등과 상가가 낯설 만큼 반가웠다. 필요한 물과 간식을 챙기고 본격적으로 길을 이었다.
홍천을 벗어나 다시 오르막으로
도시를 빠져나오자 도로는 다시 위로 향했다. 오르막차로가 반복됐고, 짐을 실은 자전거는 한 번 힘을 잃으면 다시 속도를 붙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고 가장 낮은 기어로 길게 밀어 올렸다.
전날의 안개와 달리 햇볕이 강했다. 옷을 한 겹 벗고 물을 마셨다. 날씨가 맑으면 길은 잘 보이지만, 오르막도 더 또렷이 보인다는 작은 단점이 있었다.
멀리서부터 이어지는 오르막이 보였다. 끝을 재촉하지 않고 눈앞의 한 구간씩 천천히 올라갔다.
거울 속 얼굴과 도로 위의 휴식
핸들 거울에는 먼지와 햇볕에 익은 얼굴이 비쳤다. 처음 출발했을 때보다 수척해졌지만 눈빛은 오히려 길에 익숙해져 있었다. 사진을 한 장 남기고 다시 지도를 확인했다.
오후에는 차량이 많아지고 신호가 잦아졌다. 산길에서는 경사와 싸웠다면 도시에서는 흐름을 읽어야 했다. 서두르지 않고 갓길과 교차로를 하나씩 통과했다.
페달 끝에 기다린 팥빙수
오늘은 몸을 씻고 편히 쉬기로 했다. 머물 곳을 정한 뒤 자전거를 가까운 가게 앞에 세웠다. 하루 종일 햇볕과 오르막을 견딘 더위를 식힐 차가운 음식이 생각났다.
주문한 팥빙수가 나오자 긴 오르막 뒤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얼음을 한 숟가락 떠먹을 때마다 열이 식고, 팥을 씹을 때마다 하루 종일 쌓인 피로가 조금씩 풀렸다.
산길에서 상상한 보상은 거창하지 않았다. 차갑고 달고, 앉아서 먹을 수 있으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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