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16일차] 전망좋은 곳에 좋은 사람들


2010년 3월 22일 월요일. 16일차의 날이 밝았다.. 
오늘도 컨디션은 최고이다만 무릎에 통증은 여전하다.
16일동안 무릎이 쑤시고 뭐랄까.. 전기오는 느낌? 암튼 아프다.
자전거 일주를 완주 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지만
무릎이 병신이 되든 불구가 되든 무릎을 짜르던 말던
일단 내 목표는 완주기 때문에 무조건 할꺼다.(라고 일기장에 써있었음)



아침으로 밥을 하고 오랜만에 쇠고기맛 비빔 고추장에 쓱싹 비벼먹는다.
역시나 맛은 없다~



텐트 정리를 하기전 화장실로 가서 전기 충전할 것을 콘센트에 꼿은 다음 텐트정리를 했다.
혹시나 누가 가져갈까봐 자초지종 설명한 메모지와 함께 올려두었다.



자 출발해 봅시다~
나의 목적지는 땅끝마을~~
땅끝마을 경유해서 완도로 갔다 제주도 한바퀴 돌고 목포로 와서 부산으로 갈꺼다.
오늘은 어디 까지 갈 수 있을까 



익산을 지나 정읍도착


 
가는 도중 어제 밤에 사놓은 빵을 까 먹었다.



터널이 있다는 도로표지판이 나온다.
그래도 터널에 꽤 적응 된거 같은데 항상 터널 나오면 긴장이 된다.



터널 진입전 후미등을 켜준다.
장갑을 또 잃어버려서 목장갑을 사용중..
비장한 각오로 터널 가즈아~!



페달 막 밟는거다!! 
차 없을때 후다닥 가는게 최고다.
터널을 통과 한 후 역시나 내리막길이 기다리고 있겠지



산을 파서 도로를 뚫어버린 장소를 본다.
정말 차를 타고 가면 아무생각 없이 지나갈 거리를 자전거를 타고가면 별 잡 생각이 많아진다.
누구를 위하여 자연을 파괴 했는가!?
오로지 인간을 위해서!?!?!?!?!인간은 자연없이 살 수 없는데 빼애애액!!!!
뭐 이런...ㅋㅋㅋ 



싸이클 선수들이 오르막인데 총알처럼 휭~ 하고 지나갔다. 



다 올라왔음.



어젠 날씨가 그렇게 좋더니 오늘은 날씨가 그렇게 안좋다.
오늘 비온단다.
여행날을 아주 그냥 잘 맞췄다.  비오고 눈오고 바람불고 꽃샘추위에 맨날 흐리다.



오르막 다 오르고 힘들어서 잠깐 앉아서 쉬었다.
근데 오래 쉬지도 못한다. 조금 쉬면 추워진다.



내리막길을 타고 쭉 내려가서 우회전~~ 
내리막길은 언제나 방갑다.



정읍도착. 
3월달인데 지방선거 유세가 벌써부터 뜨겁다.
정읍을 지나 시골길을 계속 가고 있는데 그분이 오신듯 하다.
승차감이 몰캉몰캉 미끌미끌 하다.



그것은 펑크!!



얼핏 듣기론 한번 펑크나기 시작하면 쉴세없이 펑크가 난다는데 몇일전 펑크난 앞바퀴가 또 펑크가 나버렸다.
아무래도 처음 그때 원인 물질을 못찾아서 펑크가 난 모양인듯 싶다.
펑크 때울때 가장 귀찮은건 뭐니뭐니 해도 짐을 풀고 싸는일.
짐도 한두개가 아니니 일이다
그래도 다행인게 저속주행일때 펑크가 난게 정말 다행인듯 하다.
(후에 강원도에서 60km로 달리다 펑크가 나서 뒤질뻔 함ㄷㄷ)



저번과 마찬가지로 또 미세하게 찢긴 부분이 문제였다.
도대채 무엇이 계속 펑크를 내냔 말이다!
원인물질이 전혀 안보인다..모래뿐..
모래 털털 털어 주시고....



바람 넣어 주시고..



다시 짐싸고 출발
오늘 저녁부터 비온다고 해서..일단 방수커버 없는 비닐로 돌돌 말아야 할 것들은 미리 다 말아놨다.



구름이 점점 많아지는게 금방이라도 내릴 기세다.



식사시간이 되어 음식점을 찾아보는 중
여행 중 처음으로, 그리고 살면서 처음으로 기사식당이란 곳을 들어가보게 됬다.
그리고 이어지는 문화충격
  

단돈 5천원에 이렇게 푸짐할수가!!
아니 단돈 5천원에 이런 푸짐한 반찬과 거기에 제육볶음에 조기에 ㄷㄷ~~
살면서 이런 대박 가성비는 처음 느껴봤다.
가성비가 아니다. 맛도 최고!!!!!




깨끗하게 비우고 싶었는데 남겨버림. 너무 푸짐해서 ㅎㅎ;;
계산을 하는데 문화충격에 전율이 느껴져서 주인아저씨에게 물어보았다.
"아저씨 원래 이렇게 반찬 많이 나와요?"
아저씨는 그저 웃기만 하셨다.
배도 채웠겠다 다시 출발~~



와우..산 정말 멋진데~?
이런맛에 자전거 여행을 하는거시제~  자연 정말 멋있당게~
(...........후에 고통을 줄 산인지는 까마득히 몰랐지...-_-)



광주는 64km... 어...? 근데 점점 오르막이 시작되네...?
설마 저 산을 넘는건 아니지?



이거 왠지 불길한데?



왜 항상 불길한 기운은 맞아떨어질까?
멋져부렀던~ 산은 고행이 되어 버렸다.



저 코너만 돌면 내리막 길일꺼야ㅠㅠ
를 한 대여섯번 생각한듯 하다. 코너를 돌아 끝이겠지~ 싶으면 저 멀리 또 코너가....
또 코너를 지나면 또 저멀리 코너가.....
그렇게 한 40여분 올랐나보다.



드디어 겨우 다 올라왔다.
전라북도와 전라남도의 경계선은 산 꼭대기에 있다 없다? 있다!!-_-;




정상에 올라왔다는것에 너무 감격해서 한컷



강원도에 비하면 세발에 피지만
여행중 200여미터를 올라온건 처음이다. 지금껏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고 제일 뿌듯했던 순간이였다.



드디어 전라북도를 지나 전라남도 진입
그리고



르막차로 끝!!
이제 내 세상이다!!!! 가즈아!!!!



하기전에 먼저 타이어에 바람을 채워주었다.
오늘 펑크 난것도 걸렸고 내리막 신나게 달리다가 바람 빠지면 위험하닌까?
바람채우고 진짜 가즈아~!



커브길 돌때 그 짜릿함 최고
오토바이는 타 본적 없지만 오토바이 커브 돌때처럼 누워서 돌고 그랬다 ㅋㅋㅋ



신나게 내리막 길을 다 내려오고 한 30여분 달렸나?
전망 좋은곳이라는 간판이 있다. 이런 표지판은 또 처음 봤다.
아니 뭐 도대체 전망이 얼마나 좋길레 이렇게 표지판까지 걸어놓은거지?



두둥
좋네?
사진으로 보면 별로일수 있는데 실제로 보면 장관이였다.
아. 그리고 전망좋은 곳 전망대(?)는 여기는 아니다.
근데 정말...정말 사진으로는 담을수 없는 그런게 있다.



사진을 찍고 뒤를 돌아보니 이거 한반도 모양이다.
대충 그렇게 믿으면 된다.



그곳에서 찍은 파노라마 샷
이거 눈으로 안보면 모른다.
특히 물에 비친 하늘과 땅은 황홀하다.
사진으로 담을수 없는..어? 뭐 그런거!



멋진곳을 뒤로 하고 전망좋은 저수지를 옆에 끼고 달리고 있는데
비가 스멀스멀 내리기 시작한다. 기상예보 정말 잘 맞다.
방수커버 씌우고 나는 우비입고 다시 출발하는데
앞에 갓깃에 주차한 곳에서 어떤 아저씨분이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하신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모님께서 커피를 건내주셨다.
"아까 그 고개 올라가면서 자네 봤어"
아마 그 전라남도와 전라북도 경계선 그 산을 말씀하시는 듯 하다.
"아 예 그러시군요"
"참 대단한 젊은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단거리 여행자는 아닌가 보네"
"예 전국일주 중이예요"
"이야..젊은 사람이 정말 대단하네"



자주 두분이서 여행을 다니신다고 하신다.
자전거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하시고..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저씨께서 내 물통에 물이 없는걸 보시고 사모님께 물좀 채워주시라고 하신다
약수물이라고 맛이 좋다고 하신다ㅎㅎ
전망좋은 곳에서..좋으신 분들...
아마 완주 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좋으신 분들의 응원덕분이 아닐까 싶다.



감사한 분과 헤어지고 다시 내 갈길을 갔다.
시간도 시간이고 잠잘곳을 찾다가 비도 오고 그래서 정자를 찾았지만 정자는 없고..
마침 공연장같은게 있어서 여기다 텐트를 치기로 한다.
대놓고 공연장에다 텐트를 칠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요래 구석에다가 짱박아서 친다..ㅋㅋ 다행히도 싸이즈가 아주 미세하게 나마 작은데 별 상관없다..ㅋ
제발...관리자에게 안들키길 바랄뿐



위에 지붕이 약간 비를 막아주는데 좀 에러가 있는거 같지만
여기보다 좋은곳은 현재로썬 찾기 힘들다.



그리고 저녁으로 라면을 끓인다..
비도 추적추적 오고 날씨도 춥고 라면 좋다~




한입 드실라우?
캬 정말 저 라면맛은...
날씨도 추운데 하루종일 고생하고..게다가 짱박혀서 몰래...ㅋㅋ
그리고 저뒤에 보이는 맥주
난 맥주를 사랑한다.



위에 지붕이 있지만 살짝 비가 들어올거 같아 텐트 위에 비닐로 덮어주었다.



오늘도 역시나 밤은 찾아왔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대충보니...내 텐트의 1/3은 비의 사정권이다..-o-
방수가 된다고 하니...텐트를 한번 믿어봐야지...
전망 좋은 곳에서 뵌 마음씨 좋은 부부님...

나도 언젠가 전망좋은 곳에 마음씨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이동경로 gps 로그

주행거리 : 70.10km
평균속도 : 17.2km
최고속도 : 55.2km
총 주행거리 : 910.51km





  • 최초작성일 - 2010.06.16 14:59
  • 1차 수정일 - 2019.05.24 
  • 블로거이동 - 2019.08.27 19:45


Post a Comment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