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11일차] 대전은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10년 3월 17일 수요일 11일차의 아침이 밝았다.
텐트를 치고 자면서 항상 느끼는건 절대적으로 화장실 있는 곳에다 텐트를 쳐야 한다는것.
아침에 일어나 모닝똥을 참기 위해 별 쑈를 다 한다.
노래도 부르고 또 혼자 비장한 각오의 한마디 한마디를 혼잣말 한다.
오직 참기 위해서... 똥을



어쨋든 어렵사리 뱃속에서 제자리를 찾은 똥으로 인하여 아침밥을 편히 먹을 수 있있었다.
밥 먹을 취사도구만 빼고 짐들을 꼬녕2에 정리했다.




물을 팔팔 끓여서..
컵라면에 물을 붓고..
남은 팔팔끓은 물로..



햇반을 데운다.
컵라면 후루룩 한컵 하고 남은 국물로 햇반 말아 먹고 오늘의 아침식사 끝.



11일차 전국일주 출발!



가기전에 거울에 비친 내 얼굴 셀카질..ㅋ
오늘은 어디를 여행해볼까? 
몇일후에 대전에서 민수를 만나야 해서 밑으로 내려갈순 없고...



이정표에 무령왕릉이 보인다. 오늘은 무령왕릉이다.(땡기면 간다!)
15분정도를 달려 무령왕릉에 거즘 도착했을 무렵..
핸들링이 이상해짐을 느낀다.
뭐지..? 뭔가 핸들링이 미끌미끌하고 혼자 왓다갓다 하는 느낌도 들고...
승차감도 통통 튀는게 아니라 물렁물렁 하다.
바람이 빠졌나? 일단 무령왕릉 입구 앞에 있는 의자에 세워서 자전거를 살펴 보는데..



드디어 올것이 왔다.. 펑크..ㅠㅠ
한번도 펑크를 때워보질 않아서 걱정도 걱정인데 왠지 기대감도 든다.
어차피 한번 경험해 봐야 하는 펑크 때우기! 드디어 실전인가?
펑크 땜빵하는건 인터넷으로 동영상강의로만 보고 한번도 내가 해본적이 없는데 잘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그 동영상에서 가르쳐 준걸 머릿속으로 되세겨 본다.
바람을 일단 다 빼고..주걱으로 타이어 한쪽으로 다 빼고 튜브를 빼고...



찢어진곳을 찾아보니 저 부분이 미세하게 찢어져 있었다.



동영상에서 봣던 대로 차근차근 찢어진 곳을 찾아 본드를 바른 후에 좀 말리고 펑크패치를 붙인다.



그리고 다시 재조깁 하여 공기를 넣어 준다.
인생 처럼으로 자전거 펑크를 때워봤다.
동영상으로 공부만 했던게 다인데 다행히 별탈 없이 해냈다. 
꽤나 능숙하게 해낸거 같다..ㅋ



그런데 펑크가 나면 꼭 원인물질을 찾으라고 했는데 아무리찾아도 원인물질을 못찾았다.
그냥 타이어 안에 모래가 조금 들어 있었는데 그 모래때문에 살짝 찢긴거 같다.
타이어 안에 모레를 탈탈 털어주고 다시 조립!



다시 건강해진 꼬녕2



무령왕릉 가기전에 옆 화장실을 이용해서 전기제품 충전을 시킨다.
짬날때 무조건 해야할건 전기충전이다.



오늘도 역시나 날씨는 개떡같다. 봄 맞냐..
오늘 날씨예보에 비나 눈이 온다고 하긴 한거 같은데...오후 늦게부터...



전기를 충전하는 중에 지도를 보니 공주시에서 대전광역시까지 그리 멀지가 않다.
대전은 오늘 도착할 것 같고 가는길에 현충원이 있어서 그 곳을 한번 들려 보기로 한다.



그렇게 화장실에서 나와서 기념품가게 앞 의자에서 잠시 앉아 있는데
가게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추운데 커피 한잔 하라고 하신다.
자전거 여행은 처음인데 사람들이 참 도움을 많이 주신다. 너무 고마우신 분들..추운날 커피 한잔은 꿀맛!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아 먹고는 전국일주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인사를 한 후 무령왕릉으로 떠난다.



자전거는 매표소 옆에 자물쇠로 묵어두고 표를 사고 입장 ^^



무령왕릉으로 들어가는 입구다.
사진은 찍어도 돼는데 플래쉬는 터트리지 말라고 직원이 당부한다.



내부모습 파노라마 샷!



백제의 생활상을 인형으로 재현한 것들이다.




왕릉의 내부 모습을 재현한 것이다.


무령왕의 흉상.



예나 지금이나 금은 미의 도구로, 부의 도구로 쓰인다.



그리고 빠질수 없는 전쟁의 무기.



지금까지 11일간 여행하면서 자연사박물관, 백제박물관, 정림사지 등등 역사와 관련된 곳만 찾아다녔는데
딱히 내가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건 아니다.
여행하면서 단순히 페달만 밟고 한바퀴 보는것 보다 좀 눈으로 보고 즐기면서 여행하는게 
나의 여행 첫 생각이였기 때문에 어쩌다 돌아다니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ㅋㅋ



왕릉의 겉 모습



사실 이거 보기 전에는 전에 봤던 릉 내부의 모습이 진짜인줄 알았는데 
이걸보고 재현해놓은 거였다는걸 알았다.
근데 여행하면서 무슨 깡이 생겼는지 어떻게든 들어가 볼라고 여기저기 기웃기웃 거렸지만 틈새가 없어 들어가보질 못했다 ㅋㅋㅋ



밖으로 나가는데 때마침 초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왔나보다.



매표소를 나와 꼬녕2를 찾으러 가는데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눈빨이 꽤나 굵다. 하늘늘 봐도 꽤나 내릴 모양세.



짐들을 풀러 커버로 꽁꽁 싸맸다.
아직 그 동기 만나기 3일이나 남았지만 오늘 대전으로 가기로 한다.
오늘 가서 하루 자고...내일은 좀 쉬엄쉬엄 하다가 대전엑스포를 구경을 가야지
그리고 만나는 날은 푹쉬다가 재밌게 놀아야지!



출발전 셀카 한방 퐉




36번 국도를 타고 대전으로 출발!
역시나 예상대로 눈발이 점점 굵어진다.



근데 이놈이 눈이 계속 눈에 들어가서 눈을 뜰수가 없었다.
계속해서 눈에 눈이 들어온다.



홍천쪽에서 날파리 공격 이후에 꽤나 고된 라이딩 중이다.
눈을 못뜨니 앞을 잘 확인 할 수도 없었다.



12시도 안된 시간이지만 먹구름 때문에 날이 어두워 후미등을 켜준다.




또 장갑이 눈에 젖어서 손도 굉장히 시리다.
설상가상으로 터널도 나와버리네 ㅠ.ㅠ



가다가 자판기커피휴게소?가 있어서 몸도 녹일 겸 쉴 겸 해서 들렀다가기로!



펑펑 내리던 눈은 순식간에 함박눈이 되어 버렸다.
3월이면 봄인줄 알았는데 여행하는 내내 날씨도 꾸물꾸물 거리고 뭔가 계절에 뒤통수 맞은 느낌이다.



첫잔은 율무차~
아 따뜻~ 하다^^



눈 내리는 모습을 구경(?)하면서...ㅋ



둘쨋잔은 밀크커피~
아 달콤~하다~ㅋ



도로가...어느세 다 젖어 버렸다.
이제 라이딩 하면 바닥에 물이 무쟈게 튈거다..ㅠㅠ



셋째잔은 고오급 밀크커피를 마셨다.
그냥 밀크커피랑 고오오급 밀크커피 차이가 궁금해서 먹어봤는데 뭔가 좀 씁쓸한 맛이 더 강한? 느낌이였다.
그렇게 3번째 잔을 먹을 무렵 생각을 해봤자.
눈도 많이 오고 하... 여기다 텐트치고 오늘은 쉴까..?
눈도 오고..빼도박도 못하는 이 상황..
자판기 앞에다 텐트를 치고 오늘은 여기서 쉴까!?



밥 먹을 물이 없다.



미친생각은 접고 출발 하자마다 터널이 나온다.
그런대 아까 커피를 마실때부터 느꼇던것이
차들이 한꺼번에 몰아 붙여서 오다가 또 한동안 안오다가 또 몰아서 오다가 또 한동안 안오다가 턴이 있었다.
그렇다! 차가 안오는 타이밍이 있다 .그 타이밍에 맞춰서 빠져나가면 안전하게 갈 수 이뜨아!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려서 타이밍에 맞춰서 터널로 돌진!



안전하게 빠져 나온다.
그리고 한가지 또 느낀건 터널을 나오면 항상 내리막길이 나온다^^



좀 오래 달린듯 ...
눈빨이 서서히 가늘어 지더니 드디어 눈이 그쳤다.



쉬는 도중에 태극기를 봤더니 태극기가 더러워졌다 ㅠ.ㅠ
현충원 가서 바로 빨아야겠다.



내 깃발도..



그리고 또 아스팔트는 언제 젖어 있었냐고 금세 마른다.



어느덧 대전 초입에 도착한다.
대전은 살면서 처음 오는거 같은데



대전에 오면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저 개들이 사진상으로는 짖고있지 않지만 날 보고 무쟈게 짖어댔다.
훈련된 세파트인데 너네들이 짖었을때는 정말 공포였어 임마!
아 왜 자전거만 보면 미치는 거야~~



예정대로 현충원으로 향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 땅에 잠들어 계신 모든 애국지사께 묵념합니다.
이때는 아니였지만 故 46인 천안함 영웅들의 명복을 빔니다.



이제 잘 곳을 찾아보기로 한다. 장갑도 젖고 옷도 젖고 결론은 많이 춥다 ㅠ.ㅠ


어디서 흘려 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대전은 자전거의 메카라는 소리를 들었던거 같은데
정말인가보다 자전거도로가 잘 되어 있는 듯 하다.
근데 사람들은 어떻게 지나가지?  나무를 뛰어 넘으란 소린가 ㅋㅋ



한참을 찾다가 좋은 정자를 발견했다..ㅋ
오늘 밤사이 눈이 많이 온다고 했는데 지붕도 넓고 그냥 안성맞춤이네.



텐트를 다 치고 짐정리를 하고 있는데 어떤 할머니께서 오시더니 여기서 잘꺼냐고 물어 보셨다.
그렇다고 말씀드리니 추워서 어떻게 자냐고 자신에 집에 혼자 살면 데리고 가겠는데
사람들 있어서 그렇게는 못한다고 하시면서 걱정을 해주신다.
괜찮다고 말씀 드린후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할머니는 가시고 다시 짐정리 하고 밥을 한다.



오랜만에 밥을 해먹는거 같다.



오랜만에 한 밥은 아주 잘 되었다.




오늘은 잘차려 먹는다. 카레! 꿀맛.
맛있게 밥을 먹고 있는데 고양이가 내옆으로 와서 야옹야옹 거린다.
배고파서 그런가 하고 밥숟가락 하나 던져 주닌까..



마치 이걸 먹으라고 준거냐는 표정이다.
그후로도 계속 주위에 얼쩡거리면서 야옹거린다.
그러더니 앞쪽에 있던 풀밭으로 들어가더니 고양이들이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 그쪽엔 성인고양이랑 새끼고양이가 있었던거 같던데
저녀석...뭔가 사고를 친거 같다. 
그렇게 밥 먹고 텐트정리를 하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나를 찾는다. 젊은 남자의 목소리다.
그리고 자신도 인천에서 해남까지 자전거 여행을 해서 배고픈걸 안다고 하시면서



빵과 캔커피를 건내준다.
허엌...너무 감사ㅠㅠ
그래서 혹시 자여사 회원이세요 라고 물어보닌까 회원이라고 하면서



자신도 여행을 하면서 카페에 여행기를 올렸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에 물어봐서 알았는데 자여사카페에서 활동하신  '이쿤'님이셨다
이렇게 만나뵌게 되다니 신기^^;;
너무 감사해서 나도 뭐라도 드릴껀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홍상 말린거 밖에 딱히 드릴게 없어서 드리려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신다.
진짜 뭔가라도 해드리고 픈 마음 뿐이였다...
이쿤님 지금다시 한번 여행기에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_ _)



어떻게 나를 보셨을까? 나도 나중에 여행 끝나고 여행자보면 꼭 도와줘야지.. 대전은 좋은곳이구나..
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피곤해서 잘라고 누워 있는데 어떤 아저씨분이 오시더니 술한잔 할래? 하신다.
술이라면 난 사양을 안하지..ㅋ
네 잘먹겠습니다(__)
"좀만 기다려봐 술이랑 안주좀 사올께.."



자기가 아는 선배도 자전거로 여행을 해서 날 보고 그 선배가 생각이나 한번 들렀다가 소주 한잔 사주고 싶어서 오셨다고 하신다.
같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인생이야기를 하고 듣고 하면서 마시다가
많이 취하셨다고 가신다. 그리고 화이팅 외쳐 주셨다.
감사합니다.



뭐 이정도....ㅋ
후...화장실도 없는데....OTL


그렇게 밤이 되고 또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눈 정말 징그럽게 내린다..-_-...
그리고..여행중에 너무 받기만 한거 같다..
여행기에 올리지 않은 내용도 많지만 전국일주 11일동안 정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받았다.
그럴때 마다 무엇인가 보답을 해드리고 싶지만..지금 내가 가진건 없다..
해드릴수 있는건 진심으로나마 고맙다고 전해드릴 수 있는 마음뿐..
과연 내 마음이 그들의 성원에 보답이 될까...
그렇게 11일차의 날도 저문다...
다시한번 이특님 고맙습니다(__) ㅋㅋ





이동경로 gps 로그

주행거리 : 39.77km
평균속도 : 13.7km
최고속도 : 35.8km
총 주행거리 : 726.82km


  • 최초작성일 - 2010.05.03 21:34
  • 1차 수정일 - 2019.05.24 
  • 블로거이동 - 2019.07.0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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