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에서 맞은 두 번째 아침
2010년 3월 8일 월요일
2일차 아침을 맞았다. 아침 6시에 눈이 떠졌다.
역시 긴장해서 그런지 밤사이 얼마나 깨고 자고 깨고 자고 했는지 모르겠다.
밤사이 꼬녕2는 잘 있었다.
누가 건드리기라도 하면 100데시벨의 강력한 사운드가 울리는 안전장치를 해 두어서 마음이 편하다.
씻고 밥 먹으려고 했는데 물이 없다.
자전거에 달려 있는 물통을 보니 조금이나마 물이 있어서 냄비에 쌀을 담고 남은 물을 부어 보았다.
자전거에 달린 물통에 물을 부어 보니 그래도 어느 정도 밥이 될 것 같긴 해서 불에 올렸다.
첫 아침밥은 설익었다
처음으로 사용해 보는 가스와 버너.
밥도 처음이라 잘될까.
대충 부글부글 끓고 해서 뚜껑을 열었더니 밥 모양새를 갖췄다.
맛을 보니 겉은 말랑한데 속은 딱딱하다… 설익었다…
역시 물이 부족했나…
글을 쓰면서 생각이 드는데 왜 옆에 있던 화장실 물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반찬은 없고 그냥 쇠고기맛 비빔 고추장에 밥을 비벼 먹어본다.
누렁아 밥 먹자 비주얼…
맛은?…
누렁아 밥 먹자!
쇠고기맛 비빔 고추장에 비빈 설익은 밥 맛이 난다…
그래도 아깝기도 하고 배고파서 꾸역꾸역 밀어 넣는다…
뭐라도 먹어야 다시 페달을 밟을 수 있었다.
주변 정리도 완벽하고…
계획 없이 평화전망대로
2일차 일정을 시작한다.
뭐… 그런데 딱히 일정은 없다. 정해 둔 게 없으니… 일단 관광책자에 평화전망대가 보여서 거기 가보려 한다.
가다 보니 길가 옆에 산성이 하나 있다. 강화산성이란다.
멋있어서 꼬녕2와 함께 찰칵.
그런데 어제 무리를 했는지 왼쪽 무릎이 페달질을 할 때마다 욱신욱신 아프다.
찬바람을 정통으로 맞으니 무릎이 상했나…? 이틀밖에 안 됐는데 벌써 고장이 난 것인가…
뿌리는 파스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궁금했는데 뿌리니까 계속은 아니지만 얼마 정도는 통증이 없어진다.(파스 애용가 됐음).
가다 보니 웬 호수지? 했는데 알고 보니 논에다 물을 담아 놓은 것.
예상 밖의 자연사 박물관
평화전망대로 가고 있는데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해서 궁금해서 한 번 들어가본다.
입구부터 뭔가 좀 저렴의 냄새가 물씬 풍겨 왔던 자연사 박물관.
나는 박물관이란 곳을 잘 가 보지 않아서 박물관이라 하면 뭔가 으리으리하고 고풍스럽고 뭐 그런 이미지를 생각했는데 80년대 공룡영화에서 나올 것 같은 느낌의 공룡인형이 입구에 떡하니 있으니 뭔가 좀 컬쳐쇼크?
그래도 궁금하니… 들어가 보기로!
입구를 들어가니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며 나에게 다가오더니 내 정강이를 핥는다.
보통 라이딩 중에 강아지들은 도망가는 도둑놈 쫓아오는 것처럼 미친 듯이 따라온다. 물어뜯으려고.
라이딩 중엔 항상 개 조심…
매표소에서 티켓을 산다.
티켓을 사면서 어떤 어르신이 나에게 말씀하신다.
"이곳 안에 있는 건 모두 진짜야 만든 건 하나도 없어 그리고 몰래 가져가면 절도죄로 구속돼".
그런데 내가 첫 손님인가 보다, 어르신 옆에 계셨던 분이 박물관 건물 안으로 가시더니 온풍기와 전등을 켜신다.
그런데 건물을 보면 꼭 학교 건물 같이 생겼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간다.
먼저 시작된 코스는 곤충이었다. 난 벌레를 끔찍이도 싫어한다.
우리 누나는 바퀴벌레를 손바닥으로 때려 잡는다고 하는데 난 바퀴벌레를 보면 심장이 멎어 버릴 것 같단 말이지…
첫 입구에서부터 벌레… 가 아니라 곤충이라니…
옆으로 들어가니 동물 박제들이 나온다.
그런데 이 건물에 나 혼자 있으니까 뭔가 좀 무섭네?
이것은 수리부엉인데 진짜 무지하게 크다. 내 몸통만 하다.
비교사진…
음… 왼쪽 부엉이가 대략 까치만 할 거다…
이건 쇠부엉이와 칡부엉이다.
모양새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나 같은 일반인은 구별하긴 어려울듯.
이것은,,3마리 모두 소쩍새다… 그리고 모두 이름이 다르다.
내 눈엔 부엉이다.
투구게다.
이름만큼이나 굉장히 전투적으로 생겼다.
아무튼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현존하는 갑각류란다.(현존?).
얼핏 듣기론 투구게 피로만 무언갈 만들 수 있다고 들었는데 세균감식이었나?
이건 어마어마하게 큰 나비다.
군대에서 비둘기만 한 나방은 봤는데 이렇게 큰 나비도 있네.
비교사진을 보자면…
보통 나비의 크기…
나비는 예쁘지만… 역시 나비같은(?) 나비가 예쁜 것으로…
아… 징그러운 곤충들… 그런데 눈에 띄는 곤충이 있었으니…
크기도 큰데…
아마 싸우라고 하면 내가 질 듯…
물구서기 대벌레보다 더 길지만 길기만 하다.
물고기 화석…
조개화석.
양머리화석.
암모나이트.
사람 머리 모형,,,.
다 진짜만 있다고 그러셨는데.
공룡뼈화석…
공룡알…
다음은 뼈 전시실이다.
수리부엉이 뼈다.
저 큰 몸통크기는 풍성한 털 덕분이었다.
타조 암컷과 수컷 뼈.
3월 초인지라 많이 춥다.
온풍기 앞에서 몸을 녹인다.
구경을 다 하고 밖을 나와 보니 새장이 있다.
그런데 저 녀석 내가 들어오니까 몸을 부풀리는데 진짜 터질 것만 같았다.
구경을 다 하고 나오는데 아까 그 매표소에서 어르신이 나에게 말씀하신다.
"어이 자네, 나랑 1분만 이야기 하세".
"네… ".
"저 자전거 100만 원 넘지?".
"아니요, 그렇게 비싼 건 아니에요 😅".
"좋아 보이는데".
"장비가 많아서 그렇게 보이신 것 같아요".
그러면서 어르신은 이 박물관에 주인이라고 하신다.
자신이 모두 수집을 하였고 창고에 가면 700여 가지가 더 있다고 하셨다.
젊음이 최고의 선물이라는 말
“내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젊음이에요.”
그러시면서 젊음이 최고의 선물이라 하시면서 전국일주를 하는 나에게 훌륭하다고 멋지다고 하시고 힘내라고, 꼭 완주하라고 해 주시면서 다른 곳으로 가셨다.
극찬을 들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다 😅
기분 좋은 마음으로 자전거를 찾으러 매표소로 향하는데 매표소 안에 있던 30대 정도의 아저씨가 나에게 말을 건다.
"이거 자전거 얼마예요?".
아마 두 분이 자전거 가격을 놓고 대화를 하셨나보다.
"자전거는 50만 원쯤 해요".
"장비까지 합하면 100만 원 넘잖아요?".
아까 그 어르신도 장비까지 합해서 물어보신건가보다.
"네, 장비까지 합하면 100만 원은 넘죠 😅".
그러시면서 이분도 나에게 파이팅 넘치는 말씀을 해 주시고 꼭 완주하라 하셨다.
첫날 둘째 날 좋은 분들만 만나는 것 같아서 이번 여행은 아주 즐겁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평화전망대로 가는 중 목줄에 매인 개가 나를 보고 무지하게 짖는다.
아니, 왜 개들은 자전거만 보면 사족을 못쓰지?
헥헥거리며 가는데 앞에 검문소가 있다.
초소근무자 한 명이 나에게 질문을 한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평화전망대 가려고요".
평화전망대 앞에서 돌아서다
"평화전망대는 오토바이와 자전거로는 출입이 안 된다.".
아 이런…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힘들게 왔는데!
별수 있나 안 된다고 하는데 수긍하고 돌아가야지 😅
다시 돌아간다.
가는 길에 물 보충하시고,,,,.
고인돌인 줄 알았는데
도로표지판에 고인돌이 보여서 한 번 가 보기로 한다.
고인돌도 내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없어서 호기심이 생겼다.
가즈아!
열심히 달려서 고인돌이 있는 곳 도착.
입장료는 또 공짜다. 매표소 옆에 자전거를 맡기고 입장한다.
멀리서 단체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으니 급 외로워진다… -_ㅠ.
좀 유치해 보이는 움막 속 그림인형…
단체관광객들이 내 앞을 지나간다.
그런데 말이 좀 이상하다… 뭔가 저까 이까 뭐 어쩌구 까까까 한다.
알고 보니 일본인 관광객이었다.
그런데 일본인 관광객들이 저 고인돌을 한 번 툭 치더니 다들 웃는다.
뭐지… 왜 돌을 치고 단체로 웃지…?
궁금해서 나도 가서 쳐본다.
'텅'.
엥? 돌에서 웬 빈 소리가…? 알고 보니 돌이 아니라 물탱크 만들 때 그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가짜였다.
뭐야… 고인돌이 아니라… 고인 플라스틱인데…?
이것도…
이것도…
이것도… 다 고인 플라스틱이다… 고인돌 관광지라며…
이것도…
가 아니라 이것은 진짜다! 세계문화유산이다.
여기에 모든 고인 플라스틱? 은 이 고인돌에 들러리였던 것이다.
뭐 어찌 됐든 구경 다 하고 나오는데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이틀 만의 가족 상봉
오늘 점심 한 번 같이 먹자고 하신다. 알겠다고 하고 마니산에서 뵙자고 했다.
지도상으로 내가 2시간 안에는 갈 수 있는 거리인 것 같아서 그렇게 하자고 했다.
마니산으로 가는 도중 저수지가 나왔다.
아까 논에 물을 가득 담을 수 있었던게 이 저수지 덕분이었나보다.
페달질에 페달질을 하고 달리다.
이전 표지판에는 마니산이 분명히 9.4km 남았다고 본 것 같은데 지금은 10.6km!?
뭐지… 내가 잘못 봤나… 힘이 쫙 빠져버린다…
어느 정도 가다 보니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마니산에 도착했다고 하신다.
내가 다 못 갔다고 하니 내가 있는 곳으로 오신단다.
내비게이션에 검색할 만한 업체를 불러드리고 나는 여기서 쉰다.
엄마 아빠 도착…
그 후 아빠가 먼저 앞으로 가셔서 음식점을 잡고 난 뒤 따라간다.
아빠차 따라 잡는다고 엄청나게 달렸다.
갈비집에 도착하고 난뒤…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엄마가 락앤락통 하나를 가져오라고 하신다.
그러더니 락앤락통에나 밥 한 공기와 남은 갈비, 그리고 반찬들을 넣어주신다.
그리고 짐이 하나 더 생겼다…
가다가 먹으라고 홍삼액을 주셨다.
부모님은 가시고 또다시 혼자가 된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아빠가 어제 오늘 계속 내게 오신 걸 보면.
걱정되시니까 집에 데려가려고 혹시 아빠 보면 마음이 달라져서 집에 갈까 하는 뭐 그런 생각 때문에 오신 건가 그러신건가 싶기도 하네.
자 오늘은 광성보 주변에서 텐트 치고 자야지!
사실 전국일주 첫날 강화도를 광성보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 강화대교로 들어갔던 것이다.
부모님과 헤어지고 나니 뭔가 전투력이 급감하는 느낌이 들었다. 힘이 빠진다.
개와 벌인 짧고 강렬한 추격전
그리고 가다가 개에 물릴 뻔한 사건이 생겼다.
나보다 덩치가 큰 말 그대로 개가… 아니 개가 아니다 체감으로 늑대였는데!
그 개가 날 보고 짖는 것이다. 나와 개는 3m 정도 거리가 있었고 사이에 화분이라고 해야 하나 내 키만한 나무들이 줄지어 가로막고 있었다.
이 개가 날 물어뜯으려고 그곳에서 나오려고 사납게 짖으면서 어디론가 뛰어간다. 아마 출구를 찾으려 했던 모양이다.
큰일 났다. 😨
으악, 저리 가!
비명 소리와 함께 순간 150% 초인적인 다리 힘으로 페달을 밟았다.
그런데 기어를 올린다는 게 내려버리고 덕분에 핸들 한 번 삐끗해 주시고 뒤에 있던 차가 놀랐는지 경적을 누른다.
그 차는 몰랐겠지 나의 위급한 상황을😅
다시 정신을 차리고 기어를 차례대로 올린다. 그런데 오르막이다. 저 개가 출구를 찾았다면 난 이제 개의 간식이 될 위기에 놓였다.
그 후엔? 여행기를 올린 것으로 보아 별일 없었나 보다…
군대에서 GOP에 근무하고 있었을 때. 밤늦게 쓰레기를 숲 안에서 태우고 있는데 뒤에서 부시럭, 사람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하고 손전등을 비췄는데… 티코만 한 맷돼지가 앞쪽 5m 정도 앞에서 날 쳐다보는 게 아닌가… 😨
난 불이고 뭐고 미친 듯이 도망갔고 그때 나는 우사인 볼트보다 더 빨랐다.
그리고 지금 나는 암스트롱보다 더 빨랐다…
죽는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던 두 번의 경험담…
날씨가 꾸물꾸물하다. 내일 눈이 온다고 했는데… 사진 속 비행기를 찾아보자. ✈️
엄마에게 전화가 온다… 내일 눈이 오니 숙소에 들어가 자라는 말씀이었다.
눈 예보와 두 번째 밤
“내일 눈 온다니까 숙소에 들어가서 자.”
엄마 말을 잘 듣는 나는 모텔에 들어온다. 이틀 만에 모텔이라니!
아쉽게도 여기 컴퓨터가 없다… 컴퓨터가 있으면 1일차 여행기 올리고 인터넷이나 하려고 했는데 이런!
샤워 끝내고 빨래까지 하고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셀카 놀이도 조금 하다가 둘째 날의 날도 저문다.
그리고 다시는 모텔에 들어오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56.88km, 가족을 만나고 다시 길을 준비한 날
2일차 기록
주행거리 : 56.88km
평균속도 : 17.3km
최고속도 : 49.2km
총 주행거리 : 163.59km
P.S. 지금은 전북 익산에서 군대 고참 집에 하루 묵으려고 한다.
최초작성일 - 2010.03.15 09.32
1차 수정일 - 2019.05.23
블로거이동 - 2019.06.1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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