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23일차] 1,100고지 오르다.



2010년 3월 29일 월요일
23일차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의 아침은 어제 사놓은 컵라면이다.
이곳의 장소는 해수욕장 화장실 뒷쪽!
어제 화장실이 있어서 나이스 하고 뒷쪽에다 텐트를 쳤는데 오늘 확인해보니 화장실문이 잠겨있다 ㅠㅠ




짐을 꼬녕2에 싣고 쓰레기는 검정봉지에 모아 출발준비를 했다.
어쨋든 컵라면 후루룩 먹고 오늘의 일주를 시작한다.




오늘의 첫 목적지는 건강과 성 박물관이다. 
제주도에 오면 꼭 가보고 싶던 곳 중 한곳이다.
자전거 전국일주로 제주도에 오신 분들 여행기를 보면 여기를 많이들 방문했었다.
두근두근!




주차장 마저 굉장히 이국적인 제주도.
육지에선 보지 못하는 열대나무들이라 굉장히 이국적이다.




혼자라서 좀 더 민망하다.




지금 시간은 8시인데 매표소를 보니 개장시간이 9시란다. 어쩐지 나밖에 없더라니..
그리고 이곳은 미성년자 출입 금지!
남은 한시간동안 뭐하면서 기다릴까 하다가 옆에 보이는 공중화장실에 들어가서  전자기기 충전을 하기로 한다.




미안하지만 잠시 콘센트를 접수하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선글라스를 끼고 있는 할아버지의 얼굴이지만




이렇게 보면 여자의 몸이다.




9시 땡 하고 바로 입장한다.




첫날밤 훔쳐보기라는게 코너가 있는데 저 문에 구멍을 쳐다보면




조그마한 TV로 저런 영상이 재생 중이였다. 저기서 더이상 진행?은 안한다.




뭐.. 키스에 대한 자료도 있고...




이 전화기는 청각으로 성욕을 자극한다는.. 뭐 그런거다.
남자용과 여자용이 따로 있는데 남자용을 들으면 여자목소리로 신음소리를 내고 여자용을 들으면 남자 목소리로 신음소리를 낸다. (?)





남자, 여자별로 성감대 중 민감한 곳을 표시한건데 빨간색일수록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사진이 문제가 되려나요?;;)




이건 포르노 촬영 현장을 인형으로 묘사한 것.




미쵸따리!




다양한 콘돔들..

실제 박물관에는 여기 사진보다 더 많은것들이 있지만 여행기는 여기까지 올려야겠다.
사진들 수위가 너무 쎄다.. OTL
뭐 이런데를 음흉한? 생각으로 가는 사람은 많이는(?) 없겠지만 그런 의도로 가는거면 조금 실망할 수도?ㅎㅎ
내 자신과 그리고 상대의 몸, 그리고 사회의 성 문화를 재데로 알았는데 비로소 건강한 성문화가 구현될 수 있다는 취지로 걸립된 곳이라고 한다~
성감대 포인트가 가장 교육적이였던거 같은데 ㅋ




박물관을 나와서 다음코스인 천제연폭포로 이동한다.




왜 그런지 기억은 안나는데 청소년표로 매표했다.
자전거 여행자들은 이렇게 했었나? 기억이 안나네.




가는 길목에 다리가 있는데 그 다리 위에서의 전경이...
와.... 진짜 말문이 막히는....




천제연 제 1폭포를 먼저 들렀는데 폭포에 물은 떨어지지 않았다.
물이 콸콸콸 쏟아지는 그런 그림을 기대했는데 비가 안와서 그런가!




인.증.샷




제2, 3폭포에 가보니 이곳은 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폭포보다는 가는길이 더 인상깊고 좋았던 천제연이였다.




천제연폭포를 나와 매표소로 가던길에 사먹었던 파인애플




천제연을 나와 계속 시계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는데 표지판에 눈에 띄는 글자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1100고지.
1100고지는 제주도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데 자동차도로를 이용하여 한라산 1100m를 가로지르는 도로다.

지금 내가 서있는 도로가 거의 바다와 고지가 비슷하니 0이라고 했을때 진짜 쌩으로 1100미터의 높이인데 가능할까?

갈까...말까.. 엄청 갈등했다.

먼저 가장 큰 갈등은 이곳을 오르면 제주도 첫발을 내딛은 제주항쪽으로 가는길이라 내 이동동선이 완전 틀어지는 것.
둘째는 X같이 힘들것이란 것. -_-

갈등하면서 결국엔 나를 한번 테스트 해보고 싶어졌다.
그거슨! 나.의.한.계 !!

1100고지 정상 가즈아!!!




워.. 정말 죽을듯 덮고 힘들다...-_-
여행 중 처음으로 반팔과 반바지만을 입고 라이딩을 한다.
괜히 올라왔다 라고 생각을 해도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내려가면 나는 포기하는거다. 분명히 내려가면 분명히 분명히 분명히!!! 후회한다.
페달질은 못할듯 하여 여기부터는 꼬녕2를 끌고 올라갔다. 대략 300고지 정도 였었던 듯.




언제나 위기는 자 자신이다.




어느덧 꼬녕2를 끌고 올라가면서 400고지까지 올라왔다.




고도계를 보니 500고지 정도 올라왔을까?
헬룸풍선이 나무에 메달려 있는것을 보고 떼와서 내 깃발봉에 묶었다.
별 생각 없었지만 혹시나 헬륨풍선이 자전거를 좀 붕 뜨게 해줄까 하는 기대감?
뭐 미친생각을 할 정도로 힘들었다. 헉헉헉...




올라가다 위령비라는게 있어서 컨셉사진 한번 찍어봤다.




올라오다가 트럭에서 맥주와 김밥을 팔길래 사놨었다.
그리고 여기에 그늘이 져있어서 잠시 쉴겸 맥주 한캔이랑 김밥 한줄을 먹었다.
이때 맥주 한모금은 정말 꿀맛이였다. 그 어떤 비싼맥주도 이보다 맛있진 않을거야 ㅠㅠ
전국일주 동안 술만 늘게 생겼다. :)




어느덧 600고지까지 올라왔다.




GPS를 보니 고도 564m를 보여주고 있었다.




800고지 정도 올라오니 한라산 백록담이 눈으로 보인다.
300고지만 더 끌고 올라가면 된다! 힘내즈아!




이렇게 끌고 올라갔음 ㅋㅋㅋ




GPS는 어느덧 고도 800m를 표시하고




얼마나 걷고 걷고 걷고 걷고 걸었을까?
드디어 표지판에 1100고지가 나왔다.




꼬녕2를 끌고 끌고 끌어 어느덧 고도는 1006m... 고도 100m만 더 가면 드디어 정상이다.




외로운 나 자신과의 싸움....




나는 뒤질듯 더운데 여기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네.




머어어~얼리 보니 더이상 길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정상에 다다른 것이다..!!




이동방법 - 끌고가기 (일명 끌바)
걸린시간 - 4시간 30분
나의 한계를 느껴보고자 시작했던 1100고지의 등정은 앞으로 있을 나의 자전거 전국일주에 정신적으로 많은 힘이 되어 주었고 여행이 끝나서도 항상 기억나는 것중에 가장 강렬한 추억이 되었다.
역시 포기는 배추 셀때나 하는 소리다.




고도 500여미터에서 나뭇가지에 걸려서 내 깃발봉에 걸어두었던 풍선을 하늘멀리 날려주었다.  (쓰레기 투기라면 죄송!)
"가고 싶은데로 날아가라~~ 훠이~~ㅋㅋ" 
근데 풍선이 멀어지는걸 보니 뭔가 친구가 떠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ㅠㅠ
뭔가 아련하고 아쉽고 그러드라. 같이 힘들게 올라온 놈인데..!




1100고지 위에 있는 기념품가게에서 얼굴 살 타는것도 방지하고 이뻐서 산 모자를 쓰고 사진 한장 찍었다.
(후에 이 모자는 전국일주가 끝날때까지 매일 쓰고 다녔다. 1100고지의 정신이 깃든 모자라고 ㅋㅋㅋ)

자 그럼 이제 남은 일은!?




팩트) 1100고지는 GPS상으로도 정확히 고도 1100m 이다!
4시간 30분동안 힘들게 꼬녕2를 끌고 온 나에게 이제 남은 일은....




고도 1100m를 신나게 내려가는 일이다!!!
그리고 내려가면서 그렇게 갈망했던 최고속도 60km를 넘었다.




내려가면서 초원에 말들이 보인다. 제주스러운 풍경이다.




내려가는 길에 신비에 도로가 있다고 하여 한번 들러본다.
TV에서나 보던 그 신비의 도로!
내리막인데 물을 쏟으면 물이 오르막으로 올라간다는 그 신비의 도로!!




음....음..... 근데 뭐... 생각보단 그닥...ㅋㅋ




신비의 도로 비석과 함 사진 한장 박음.




고도 1100m를 쌩쌩 내려오니 어느덧 다시 제주항으로 돌아왔다.
일단 내일 일정은 내일 생각하고 해가 떨어질듯 하여 잘곳을 찾는다.




청소년 센터? 라는곳에 들어와 구석에다 몰래 짱박혀서 텐트를 치고...ㅋ




저녁으로는 가족마트에서 구입한 도시락과 해남에서 아주머니가 주신 반찬으로 끼니를 때웠다.
땀을 많이 흘려서 샤워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건도 안되고~
에라 모르겠다~ 피곤한데 잠이나 자자~~~

내일도 달려야지 :)




이동경로 gps 로그

주행거리 : 66.2km
평균속도 : 13.7km
최고속도 : 61.8km
총 주행거리 : 1304.7km


p.s 방학기간동안 알바하는 중이라서 잘 쓰질 못하네요. 최소한 일주일에 한번은 꼭 쓰겠습니다.



  • 최초작성일 - 2010.07.18 21:52
  • 1차 수정일 - 2019.05.28
  • 블로거이동 - 2020.01.23 14:01




2 댓글

  1. 다음 편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무리해 주세요~ 이후가 너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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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자전거 전국일주를 꿈꾸며 이 여행기를 첨 본게 3년전 같은데... 아직까지 진행중이군요.. 저도 어느새 국토종주, 4대강 종주, 그랜드 슬램을 끝내고 서해안 남해안 곳곳을 시간 이용해서 달리고 있는데, 언제 한번 이렇게 긴 여정을 갖고 달려볼 수 있을지... ㅎㅎ

    52일차까지 올라오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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