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의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청송 가는 길, 사건은 조용히 찾아왔다

39일차에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 사실 너무 오랜만에 여행기를 써서 페이스가 끊겼네요… 무슨 말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

바닷가 해변에서의 하룻밤이 좋을 줄 알고 아무 생각없이 자리 잡았다가
거센 바닷바람에 정말 크게 혼나고 나서야
이제부터는 절대로 바닷가 근처에는 텐트를 치지 않기로 결심했어요
(지금까지 여행기는 반말 쓰다가 오히려 존댓말이 더 편해서… 😅)
다행히 아침에 텐트를 걷을땐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 신속히 텐트를 걷을 수 있었다.
여행 도중 자전거 지지대가 땅속에 박힌 상태로 우리 꼬녕2가 넘어져 지지대 아작나고
그 이후로 자전거 세워둘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주위 사물을 어떻게든 이용하면서 자전거 지지대 없어도 곧잘 자전거를 세울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캬캬…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

경주로 다시 돌아가는건 아니고
곧 있음 안동에서 부사관 고참과 만나기 위해 안동으로 향하는 길입죠.
사람이 화잘실 들어갈 때 마음다르고 나갈 때 마음 다르다고
차량소통이 많은 도시 주변을 이동할 때는
차가 무서워서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시간마져 멈춰버린 듯한 조용한 길을 이동하면
… 졸립니다.🙂 특히 혼자라…
그래서 초반에 배워버린 스킬이 아주 유용하죠.
친구가 되어버린 나의 꼬녕2와의 대화하기… 😅
"야… 니가 고생이 많다. 오늘은 튜브 상태좀 어떠니? 빵꾸 안날 자신 있어?"
"야 이 오르막 쪼까 힘들다잉… 내가 힘들겠니 니가 더 힘들겠지 좀만 더 버티자잉?"
뭐 이런…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

여행 후반 들어서 아침은 거의 사 먹는다.
오늘은 짬뽕이 땡기네요 (오늘이라 해봐야 벌써 1년 5개월 전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중국집을 보고 지나쳐 갔습니다. 쌀이 먹고 싶어서… 😅 어제 저녁으로 라면을 먹었기 때문이죠.
마을 입구에 있던터라 마을 안으로 들어가면 밥집이 나오겠지 했는데
아직 이른시간이고 저 혼자 딱히 먹을만한 그런곳이 없었기에
아침도 면을 먹는다.
"사장님 짬뽕 곱배기 하나요~"
짬뽕 곱배기를 시키고 오랜만에 아침 TV를 시청하며 짬봉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던 짬뽕이 나오고
배고파서 그런가 짬뽕 최곱니다… ㅠ_ㅠ
맛있게 후루룩 개걸스럽게 먹고 있는데
사장님 저에게 오십니다.
노숙자(?) 같은 제 모습을 보시고는 여행자인지(?) 단번에 맞추셨습니다.
그리고 사장님은 제 앞에 앉으시더니 이것저것 물어보십니다.
어디서 출발 했냐는것부터 힘들지 않냐고도 물어봐 주시고 제주도 갔다가 왔다 하니까 사장님이 놀라십니다😅
면을 다 먹고 국물을 후루룹 마시고 있는데 사장님이 공기밥 하나를 주십니다.
배고프니까 공기밥 말아 먹으라고 주셨네요.
아… 감동감동… 😢
자전거 여행을 안 했으면 모를 인심을 많이 느끼는거 같습니다.
항상 이렇게 받고 나면 저도 뭔가를 해드리고 싶은데 저는 해드릴게 없어서 아쉽습니다.
제주도 가기전 아버지가 주시고 간 홍삼말린것 한팩을 드립니다😅
사장님도 저같은 여행을 해보고 싶으신데 나이가 있고 또 가장이라 마음처럼 쉽게 갈 수 없다고 한다.
(후에 태백에서 자전거 여행한다고 찜방에서 어떤 어르신에게 혼난이야기가 있습죠🙂😅)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4

사장님이 여행하면서 쓰라고 이쑤시게를 주셨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시간이 멈춰버린 이런 장소… 힘들지만
가면서 만나는 고마운 분들때문에 힘이 납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5

다시 힘차게 출발!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먹었으면 나오는게 이치죠…
신호가 옵니다.
"망했다… ㅠ_ㅠ"
도시나 도시 인근은 빌딩안에 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참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런곳은… 헐…
어쩌지… 끼약…
앞으로 계속 가보아도… 그냥 과수원과… 밭과… 산 뿐이다.
점점점 고통은 극심해져 옵니다.
페달을 밟기 힘들 지경에 까지 도달…
똥꼬근육을😑 최대한 조입니다… 켁
식은땀이 주르륵 흐릅니다.
지금까지 자전거 여행하면서 흔히 있던 일이다.
소변과 대변 모두 있었던 일이다.
소변이면 정말 그냥 이런것은 아무데나 갈겨도 상관없은데😑😅
대변은!…
군대에서 배웠던 야전에서 응가하기 스킬을 쓸까 하다가😑
겨울이라(4월이니 초봄이죠) 내 몸을 가려줄 풀도 없고… 😑
언제가 그랬듯이 노래를 부릅니다.
'너라면 할 수 있을꺼야~ 할 수가 있어~ 그게 바로 너야~♬'
이런 상황에서 자동으로 나왔던 노래 가삿말… 😑
그 힘든 역경을 이겨내고 앞으로 가다 보니 마음회관이 나옵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6

"그래… 어르신께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을 이용하자… "
마을회관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간다.
"계세요?"

"아무도 안계세요?"
인적이 없습니다.
안에는 어르신들이 아무도 안계십니다.
"아… 망할… 😢"
근데 문은 열려 있습니다.
여기서 두가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지금 여기를 그냥 지나치면 내 25년 평생 싯을수 없는 수치감이 들 상황이 발생할 지 모른다…
내가 지금 여기를 아무 말도 없이 들어갔다간 주거칩입죄가 돼 버릴지도 모른다…
판단이 뭐 필요하겠습니까?
들어갑니다😊!
화장실 직행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후다닥 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ㄱ!
대변을 보다 오르가즘을 느낍니다.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7

깔끔한 뱃속과 함께 다시 안동으로 출발!
68번 국도를 따라 청송으로 ㄱㄱ
지도를 보니 여기서 안동까지 오늘안으로는 못갈듯 싶어
오늘의 베이스 캠프는 청송이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8

앞에 산이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제가 넘어야 할 고개죠.
벌써부터 힘이 쭉 빠집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9

오르막길은 이제 시작…
이제 오르막도 두렵지 않다.
제주도 1,100고지를 우리 꼬녕2를 끌고 올라간 나란 말이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0

… 는 개뿔…
힘들어 죽겠다… 아…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1

저 코너만 돌면 정상이니?,,,,,,,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2

아닌가… 😢
이 코너만 돌면 정상이니?…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3

아니네… 😢
드리프트 구간.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4

산을 오르면서 가장 힘빠지는 생각은
저 코너만 돌면 정상이구나! 라고 판단 하는 그런 생각이다.
산은 나에게 그렇게 호락호락 대해주지 않습니다.
마치 나를 약올리듯 코너지나면 또 코너 나오고 코너 나오면 또 코너 나오고 나오고 나오고 나오고 나오고
아예 체념을 할 때쯤에 정상이 나옵니다 OTL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5

지금 시속 3Km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평지에서 사람이 대략 시속 4km 빠른사람은 5~6km로 걷습니다.
대충 어느 정도 속도인지 상상이 가시죠?😑🙂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6

어느새 산들은 제 발밑에 있습니다.
내가 너를 정복한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7

아직 더 올라가야 한다.
수목원이 4km남았답니다.
왠지 저 수목원은 이 산의 정상에 위치해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4km…
내가 시속 3km로 달리면 대략 한 시간을 가야 하는 것리다… OTL
하지만 생각보다 더 빨리 갑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8

10%경사…
자전거 여행중 가장 끔찍한 표지판…
그리고 자전거 여행자들에게 가장 끔찍한 표지판… 😑
하지만 이 끔찍한 오르막도
한 페달 한 페달 버티고 이겨내면
아주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지요.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19

힘들어서 정신줄을 놓았습니다.😑
너에게 있어 최대의 적은 바로 너자신
이라는 퍼포먼스 🙂
머리에 쓰고있는 하이바 밑에 있는 모자는 제주도 1,100고지 정상가서 산 모잡니다.
1,100고지의 정신이 깃든 모자죠…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0

고도계를 보니 어느새 598m까지 올라왔습니다.
저건 단순히 수직으로 598m를 뜻하는 것임… 😑
뭐 나중에 강원도 진입하면 진짜 '껌'의 높이지만- -
1000미터 올라가는 강원도보다
차라리 오히려 진짜로 강원도가 더 편했다. 😑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1

캬… 징글징글 하구만…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2

드디어 내리막이 보입니다 😢
역시나 수목원이 정상 이였네요
유치원에서 수목원 나들이를 왔나본다.
유치원 선생님이랑 유치원생들이 두줄을 지어 수목원으로 진입한다.
유치원 선생님 이쁘게 생겼네요… 아하하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3

올라온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쎄려 박고…
역시… 혼자 찍기에 달인이 되셨습니다.
삼각대도 필요 없습니다. 자전거 안장에 세워서 각도 잡습니다.
여러번 각도 안잡습니다. 안장에 한 번 세워두면 그게 바로 각도이다.
자 이제 다 올라왔습니다.
제 마음은 두근두근 거립니다.
왜!?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4

인생은 즐겨야지요~ 캬캬캬캬캬캬컄캬캬캬
브레이크 그딴거 없다.
브레이크는 오로지 지면과 맞닿는 타이어뿐이다. 캬캬캬캬캬캬ㅑ캬캬
아… 신나게 내려가기 전,
요즘 이상하게 튜브에 바람이 잘 빠져서 다시 한 번 튜브에 바람 충만히 넣고…
캬캬캬캬캬캬캬캬캬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5

39일차 기록

부산에서 찍은 최고속도 61km는 넘지 못 했다.
그래도 41km면 속도감 느끼기 충만 하죠… 🙂
여기서 58km가 최고 속도였네요
제 몸과 제 짐의 부피 때문에 바람저항이 꽤나 심한데도 뭐… 저정도면🙂
그리고 저런 스피드에 사진찍는 기술… 🙂 달인이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6

역시나 쾌감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7

그리하야 오늘의 베이스캠프, 청송에 도착합니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8

오늘 꽃샘추위 대박이다.
엄청 춥습니다 (라고 일기장에 쓰여있는데 정확한 온도는 안나옴😅)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29

꽤나 작은 마을인데 편의점이 있네요
GS마트표 도시락을 삽니다. 저녁으로 먹을꺼니까요.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0

텐트를 칠 좋은 장소를 찾았습니다.
텐트를 치고 짐을 정리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오늘하루 고생한 보상을 다 받는 기분이다.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1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2

앞의 전경은 대략 이렇죠…
텐트를 치고 텐트안에서 일기를 쓰고 노트북에 gsp 이동경로를 저장하고 있는데
모래가 텐트를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타닥타닥타닥…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3

눈이 옵니다… 😑
4월중순에 웬 눈😅
눈은 10분정도 내리다 그칩니다.
내일이면 안동에 도착할 듯 한데
고참과 만날 시간은 3일이나 더 남았다.
뭐하면 좋을까…

자전거 전국일주 39일차 사진 34

이동경로 GPS로그
주행거리 : 68.07km
평균속도 : 13.2km
최고속도 : 58.8km
총 주행거리 : 2118.5km
1년 5개월이 지났지만
사진을 보면 그 때 생각이 물씬 나네요
한 번은 노트북에 여행기 사진이 다 들어 있었는데
포멧을 했다.
그리곤 깜짝 놀랬죠😑
"아 내 추억들!"
네이버 N드라이버에 다 저장했는데 깜빡 했던겁니다😅 식겁했죠😅
빨리 집으로의 금의환향한 내용까지 올리고 싶네요
오래된 여행 기록의 분위기와 주행 정보는 그대로 두고, 읽기 편하도록 문장과 문단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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