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3일차] 아찔했던 1차선 도로



2010년 3월 9일 화요일, 3일차에 아침이 밝았다.
비싼돈 들여서 모텔에서 묵으니 최대한 편하게 하루룻밤을 보내자고 했는데 오히려 더 찌뿌둥하다.
어제 텐트에서 잤을때는 개운했는데..
그리고 엘리베이터가 좁아서 자전거가 안들어간다.
일일히 짐과 자전거를 2층으로 계단을 이용해서 올렸다. 그리고 오늘 아침도 일일히 내린다.



어제 묵었던 모텔 모습과 함께 꼬녕2의 사진을 한장 찍는다.
오늘은 눈이나 비가 온다고 하여 미리 방수커버랑 비닐을 씌우고 출발한다.
오늘은 인천으로 이동할거다.
역시나 계획은 없고... 월미도를 먼저 가보려 한다.



조금 이동하니 초지대교가 나온다.
3월 초지만 날씨가 굉장히 쌀쌀하다. 아침기온이 영하로 내려가고 있다.
특히 날씨도 흐리닌까 더 춥다. 



이틀전 감격과 눈물의 어서오세요가 어느세 안녕히 가십시요로 변했다.
"다시 올게요~. 그땐 혼자가 아닌 둘이 올게요~" 하고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히 갈께요^^  



초지대교를 타고 가고 있는데 저 멀리서 개들이 날 보고 짖어댄다..
참.. 저 멀리서도 자전거를 보고 짖는거 보니 개들에게는 분명 자전거에 뭔가 당한게 있나보다.
난 원래 강아지를 좋아하는데 여행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을거 같네



초지대교를 건너가는 와중에 장애물 코스 등장.
쇽쇽 피해서 가주신다..



철새들이 날아간다.
초지대교를 건너고 조금 가닌까 이정표에 서인천이 뜬다.
"지도상으로 보면 좀 더 가야 될거 같은데 벌써?"
뭐 어차피 월미도는 인천 서쪽에 있으니 서인천이겠지 하면서 그길을 따라 간다.




한시간쯤 달린거 같다. 드뎌 인천광역시 서구 도착 :)
근데 이 길 좀 심상치 않다.
갓길도 없고, 편도 1차선에 아무리 멀리봐도 건물 하나, 아파트 하나 안보인다...
다시 돌아갈까 생각해봤지만 1시간동안 온 길이 있어서 엄두가 안나 그냥 계속 직진 해보기로 한다.



계속 가는데 심상치가 않다.. 
갓길도 없고 편도 1차로에 더군다나....



트럭에....




트럭에....



트럭들이 엄청나게 지나다닌다;;



알고보니 여기 죄다 공사판이다...-_-



사방이 공사판이다.
이대로 쭉 가면 공사장 입구 나오는거 아닌가!?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진짜 너무 많이 와버렸다..
모르겠다 그냥 계속 직진이다ㅠ.ㅠ



두시간 정도 달렸을까? 드디어 도로가 넓어지기 시작한다.
정말 이때 얼마나 안심이 되던지.



드디어 넓은 4차선이 나온다,.
두시간여 동안의 공포의 일차선에서 느꼇던 마음졸임이 싹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그리고 얼마나 민폐였을까? 길도 좁고 1차선인데 자전거가 지나가고 있으니 -_-;;



아까 그 공포의 1차선 도로에서 멀리 보였던 아파트 단지도 가까이서 보니 공사중이였다.
여기저기 공사판...ㅠ.ㅠ



횡당보도 앞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는데 환경미화 하시는 아주머니들이 나에게 말을 거셨다.
"어디가세요~"
음..? 나 어디가지..제주도? 제주도가 목적이 아닌데..  전국일주? 너무 거창하잖아? 뭐라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다..
"그냥 발길 닿는곳이요!"
전국일주라는 말보다 더 거창해져버렸다. 무슨 방랑자도 아니고 발길 닿는 곳이라니 ㅋㅋㅋ
"아 전국일주 하시는구나~^^"
그냥 전국일주라 말을 할껄;
"네 전국일주 해요^^"
이런 대화가 오가다 한분이 화이팅을 외쳐주시더니 다른분들도 다같이 화이팅을 외쳐주신다
왠지 어깨가 으쓱해진다ㅎㅎ
신호가 바뀌고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라는 인사와 함께 헤어진다.
자 이제 다시 월미도로 향해 출발~~



근데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먹었다. 공포의 일차선때문에 배고픔도 잊었었나보다.
가족마트를 보니 급 배고파진다.
자전거를 잘 보이는 곳에 주차를 해두고!



도시락과 바나나우유를 사먹었다.
우걱우걱 먹고 다시 출발한지 얼마나 됬을까? 손이 시렵기 시작하더니 손에 허전함을 느꼇다.
뭐가 하고 손을 봤는데 맨손이네? 장갑 어딨냐 ㅠ.ㅠ 아까 가족마트에서 벗어두고 왔나보다.
다시 돌아가긴 귀찮고..



자전거 정비할때 쓸라고 챙긴 목장갑을 껴봤는데 괜찮았다. 보온도 되고 폭신폭신 하고~



어느덧 달리고 달려 월미도 입구 도착!



배가 멋져서 꼬녕2와 한번 박아봤다.



모노레일도 지나간다.
오늘은 화요일 평일인데 이용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뭐 움직이닌까 타는 사람이 있으닌까 돌아다니나보다 생각한다.



좀 더 들어오니..바다가 보인다.



앞에 섬이 많아서 그런지 바다같지 않고 강 같네



목장갑의 단점.



월미도를 나와 관광책자에 소개된 자유공원을 향한다.



자유공원에 가려면 저 경사 높은 언덕으로 가야한다.
최단기어로 페달질을 해본다.



최단기어로 해도 엔진출력이 부족해서 끌바시작.



근데 여기 중국냄세가 많이 난다. 중국풍 거리.
(나중에 알고보니 차이나타운이라 하드라~)



벽에는 그림과 함께 무언갈 설명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삼국지를 단계별로 나눠서 설명하는 벽화였다.



어느덧 내 여행에 마스코트가 된거 같은 양은냄비



끌바로 자유공원 까지 올라오고 보니..



아파트 15층 정도를 끌바로 올라왔나보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자유공원을 여기저기 구경하고 어딜갈까 하다가 인천스포츠의 메카! 
시간도 시간이고 저기 가면 사실 뭐 텐트 칠수 있는 공안도 있을거 같다는 생각에서 종합경기장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가는 도중 오토바이용품점을 지나가다 잃어버린 장갑도 생각나서 밖에 나와계신 사장님에게 여쭤본다.
"사장님 장갑 파나요?"
"무슨장갑?"
"아무장갑이요;;"
"일단 들어와바~"
매장 안으로 들어가서 아무 장갑 집어들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5천원 이라고 하신다.



그리고 껴보고 가라고 하신다. 나와 대화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시다.
"자전거로 어디까지 가는데요?"
"제주도까지 가려고요, 전국일주 중이예요^^"
"영광이네^^ 힘내세요"
"헉... 아니예요 영광이라뇨; 감사합니다."
영광이라고 해주시니 어찌할바를 몰랐다.
수고하시라 인사를 드리고 다시 출발. 오후 4시쯤 되서 경기장에 도착한다.



이곳은 축구장..



이곳은 야구장이다. 야구경기가 있나보다 주차된 차들이 많다.
야구경기 구경이나 하고 갈까 하다가 짐도 많고 자전거도 있고 분실위험때문에 그냥 간다.



인천관광지도를 살펴보니 아까 공포의 일차선이 대충 어딘가 봣는데 아마 청라지구였나 보다다. 공포의 일차선..-_-



시간도 시간이니만큼 해 떨어지기전에 텐트를 치려고 동네로 들어온다.
근데 역시나 도무지 어디다 쳐야 할지를 모르겠다.
아직 3일차고 경험도 없으니 텐트 치는곳 찾는게 난감했다.
텐트 못치고 노숙해야 한다는 두려움도 밀려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텐트 칠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비도 부슬부슬 떨어지기 시작한다.
인천에선 답이 없다고 판단 재빨리 시흥으로 가버리기로 한다.
이때 내딴 생각으로는 시흥엔 뭔가 있을꺼라고 생각했다.



시흥으로 가는 길. 비가 떨어지다 멈추다를 반복한다.
조만간 크게 떨어질듯 보이고 날씨예보를 보니 밤부터 비가 오기 시작해서 
밤늦게 부터는 눈으로 변해 아침까지 내린다고 한다.



어느덧 시흥에 도착했다.
언제나 오서오세요를 보면 기분이 반갑다.



가다보니 도로표지판에 안산이 보였다.
그래서 안산까지 가기로 한다(? 단순함) 



안산으로 가는 길 오늘 먹은건 아까 편의점 도시락이 다였던지라 허기가 져서 
지나가다 찐빵가게가 보여서 들어갔다.
5개에 3천원인 찐빵을 4개 2천원에 사고 그 자리에서 3개를 먹어버리고 한개는 남겨뒀다.



안산으로 가는 길. 점점 빗방울이 굵어지는게 느껴진다.
안산까지는 못가겠고 이 주위에 텐트를 어디다 칠지  주변을 살펴보는데
다행히도 왼쪽으로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동네 들어서자 마자 빌딩 4층에 찜질방이 보인다 오늘은 여행중 처음으로 찜질방 들어가는 날인가?
엘레베이터도 넓어서 자전거가 다 들어갔다.
하지만 카운터에서 자전거 보관 할 마땅한 곳이 없다고 하여 들어가진 못했다.
여기가큰 동네도 아니라 찜질방이 더 있을것 같지도 않고 정자를 찾는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니 좋은 정자가 있다.
여기다 텐트를 치려고 하다 경비아저씨에게 먼저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서 경비실로 이동한다.
경비 아저씨에게 사정을 말씀드리니 그것은 자신의 권한이 아니라 관리사무소에가서 말해보라 한다.
관리 사무소에 가서 자전거 여행자인데 밖에 비가 와서 더이상 자전거로 이동 못할꺼 같고 날이 곳 저물어서 위험하고 하루밤만 저 놀이터 정자에 텐트를 치고 자려하는데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안된다고 하여 아쉽지만 발길을 돌렸다. 당연한 결과였다.
서글프더라. 잘곳을 못 정하니까.
오늘밤 내 몸뚱이 어디서 묵어야 하나 걱정하면서 돌아다니다가



아파트 단지가 아닌 동네 놀이터 발견..ㅠㅠ
아까 그 아파트 단지에 정자보다 지붕도 넓고 좋았다.
모르겠다 자리깔고 걍 드러누워야 겠다. 



텐트 다 치고 짐정리 완성



텐트를 치고 라면을 끓여 먹는다. 만만한게 라면이다. 근데 주위에 화장실이 없어 설것지 할 곳이 없다.
내일 시흥시청가서 눈치보고 설겆이 해야지.



라면먹고, 텐트에 들어가 일기 쓰고, 노트북에 사진과 gps로그를 저장한 후 누워 있는데 어느세 눈이 오더니 쌓여있다.
밤사이에 눈이 많이 내릴꺼 같다.
오늘은 상당히 피곤하다. 비도 많이는 아니지만 축축하게 옷이 젖어서 몸도 춥고 피곤하게 달린거 같다.
지금 내가 누워 있는 이 텐트는 나에겐 5성 호텔도 부럽지 않게 편하다.
그리고 한 7여팀이 텐트 뭐야? 하고 지나간다. 뭐긴뭐야 텐트지...ㅠㅠ
오늘하루는 다이내믹한 하루를 보낸거 같다.
빨리 텐트치는 좋은곳 찾는법 노하루를 배워서 수월하게 텐트를 쳐야 할텐데~~
그렇게 3일차의 밤도 지나간다.





주행시간 : 6:03:01
주행거리 : 86.86km
평균속도 : 14.3km
최고속도 : 44.5km
총 주행거리 : 250.47km







  • 최초작성일 - 2010.03.20 19.03
  • 1차 수정일 - 2019.05.23 
  • 블로거이동 - 2019.06.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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