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의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태백의 비, 페달 대신 하루를 쉬었다

젖은 태백에서 시작한 휴식일

4월 22일, 전국일주 47일차.

아침의 태백은 하늘부터 무거웠다. 어젯밤 예보가 빈말은 아니었는지 골목은 젖어 있었고, 자전거도 처마 아래에서 조용히 날씨를 살피고 있었다.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1
출발보다 기다림이 어울렸던 아침.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2

구름은 산 아래까지 낮게 내려앉았다. 이런 날 억지로 출발하면 여행이 아니라 날씨와의 힘겨루기가 된다. 고민은 길었지만 결론은 짧았다. 오늘은 쉰다.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3
비가 지나간 태백의 거리.

달리지 않아도 배는 고프다

페달은 멈췄지만 배는 평소처럼 정확한 시간에 신호를 보냈다. 동네 식당에 들어가 따뜻한 국과 밥, 매콤한 제육볶음으로 속부터 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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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7
주행 사진보다 음식 사진이 많은 날. 휴식일의 기록은 대체로 정직하다. 😅

같은 접시를 여러 번 찍은 걸 보니 꽤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오늘의 주행 로그는 비어 있어도 식사 로그만큼은 아주 성실하다.

여행자의 작은 대피소

밥을 먹고는 PC방으로 향했다. 여행 중 PC방은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었다. 날씨를 확인하고, 연락을 주고받고, 몸과 장비를 잠깐 말릴 수 있는 작은 대피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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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 대신 마우스를 잡은 오후.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9

창밖은 여전히 젖어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 날에는 시간이 더 천천히 흐른다. 덕분에 서둘러 지나쳤을 태백의 골목도 가만히 바라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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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더 머문 태백의 숙소.

멈춰야 다시 달릴 수 있다

숙소로 돌아오니 자전거는 아침과 같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거의 달리지 않았지만, 다리는 쉬었고 마음은 다시 길 쪽으로 돌아섰다.

자전거 전국일주 47일차 사진 12
쉬는 것도 여행의 한 구간이다.
전국일주는 매일 앞으로만 가는 일이 아니었다. 멈춰야 할 때 제대로 멈추는 일도 완주에 포함된다. 47일차의 거리는 짧았지만, 내일을 위해서는 충분히 긴 하루였다.

0km, 페달을 멈춘 태백

이동경로 GPS로그
주행거리 : 0km
평균속도 : 0km
최고속도 : 0km
총 주행거리 : 2453.8km
ps. 페달은 멈췄지만 완주를 위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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