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18일차] 해남에서의 너무 값지고 좋은 추억


2010년 3월 24일 수요일!
3월 말이나 됬는데 아침공기는 너무 춥다.
오늘은 여행 중 18일차다.



출발!



아침으로 빵이랑 우유좀 사서 먹었다.



완전 맛있다.



오늘의 목적지는 해남
13번 국도를 타고 갑니다!
길을 어떻게 찾아 다니냐고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는데
전국국도를 보면 국도가 아주 자세히 나와 있는데
예를들어 지도를 보고 1번국도를 타고 여기서 2번을 타고 저기 3번을 타야 해당 위치에 도착하는 루트를 먼저 지도에 세기시고
1번국도를 타고 달리시면 도로표지판에 2번국도를 일로 가라고 나옵니다. 그대로 따라가시면 곧 3번국도는 절로 가라라고 나오겟죠.
그렇게 따라가시면 됩니다.
저 위 사진에는 저는 13번 국도를 타고 가야 하닌까 직진하겠죠.
국도 숫자도 규칙이 있는데 국토기준으로 홀수는 세로, 짝수는 가로로 도로가 이어져 있어요.
(글 수정하는 요세는 스마트폰이 하도 잘 돼있어서 지도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겟네요)



오늘은 바람도 등뒤에서 밀어주는 순풍이라 마음도 한결 가볍다.



문득 속도계를 보니 어느센가 999.91km를 달렸다.
YC;;
하마터면 1000km 주파를 그냥 날릴 뻔;;;



두둥!!!
드디어 여행중 1000km를 찍었다!!



그자리에서 바로 친구, 가족, 지인 들에게 전체 문자로 보낸다!



답장은 많이 안오더라...
인간관계를 다시 되돌아 볼 계기가 되었다.



힘들어서 쉬면서 아까 사놓은 두유를 홀짝홀짝.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 뾰족뾰족 범상치 않은 엄청 웅장한 산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월출산이라고하네?



웅장한 자태 뽐내는 월출산.



오늘도 역시 터널은 나온다.
근데.. 뭐 생각해보면 차라리 터널이 더 낫다.
터널없으면 고개를 넘어야 하닌까ㅋㅋ



터널은 항상 긴장하면서 가야 한다..!
멀리서 보이는 출구의 빛은 구원에 빛 같다.

(동영상 삽입)
터널 지나가는거 동영상으로 찍어봤다.



어쨋든 마음이 더 따듯한 고장, 강진 도착.



여기도 전망좋은 곳이 있네?
한번 들러보기로..



음...
모르겠다!


완도를 가기 위해 2번국도에서 13번 국도로 갈아탄다.
참 저런길 재밌다. 한바퀴 도는 저런 길... 오도방구 타는 느낌 남 ㅋㅋ
어쨋든 그리하여 드디어...



의정부에서 출발해 18일만에 해남에 도착!
아직 땅끝마을은 아니지만 내 힘 그리고 꼬녕2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는것 자체가 너무 뿌듯하다.
나도 꼬녕2도 기념샷을 남겨본다.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앉은거 같은 해남의 전경



가다가 휴식할겸 주유소 옆에 자판기에서 음료 한캔을 뽑았다.
그런데 나에게 개 한마리가 슬금슬금 다가온다.



그래서 바닥에 좀 흘려 주었더니 나를 경계를 하면서 입맛을 다신다



먹을까 말까 고민 중



먹는다ㅋㅋ



짜샤 내가 잘 해줬으닌까 인제 네 친구들한테 나 지나가면 짖지 말라고 해 알았어!?
뭐 다른거 더 주고 싶었는데 줄게 없었음..



오늘의 목적지 해남은 12km 남았단다.



어느정도 달리니 해남에 어느 작은 동네에 들어섰다.
이제 시간도 시간인지라 텐트 칠곳을 물색해야한다.


가다가 와플집 발견.



와플 사먹으면서 사장님한테 텐트 칠만한곳 있냐고 여쭤봣는데  암 대답도 안하셔서 뭔가 했더니
살짝 몸이 불편하셧나보다.
뒤돌아 가는데 머리가 띵~ 했다.
내 사소한 질문이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느꼈다.



그리하여 정자를 하나 발견했는데 이 곳은...
어린이보호구역, 금연구역, 그리고 초등학생 학원에 놀이터인듯 했다.
여기다 쳐야돼 말아야돼 엄청 갈등을 하다가



텐트를 칠까 말까를 고민하다 여행자라는걸 부각 시킬라고 괜한 지도도 꺼내서 본다. ㅋㅋ 
호..나도 꽤 많이 타고온듯...^-^
하지만 아직 반도 안왔다는거...ㅋ
옆에 놀이터에서 꼬맹이들이 놀다가 내가 신기했는지 나에게로 몰려든다.
그중에 한놈이 참 귀여워서..



사진 한장 찍는다.
첨에는 싫다고 하더니
"하나 둘 셋"
하닌까 바로 표정돌변 ㅋㅋㅋ
그렇게 사진 한장 박고 꼬맹이들이랑 좀 얘기좀 나눠주다가 텐트칠라고 정자로 가보니까..



이거...뭐......
치지 말아야 되는건가..-o-;;;
몰라 걍 치자..ㅋㅋㅋ



그렇게 텐트를 쳤는데 그 귀여워서 사진 한장 박은놈이 벌써 나랑 친해졌는지 텐트안으로 쏙 들어간다..
그리고..



여기서 잔다고 도통 나오질 않는다;;
옆에 노란색 옷 입은애가 누난데 누나말을 도통 안듣는다ㅠ
누나가 나오라고 나오라고 나오라고 그렇게 말해도 싫다고~ 여기서 잔다고~~
난 처음에 그게 귀여워서 그냥 봐줬는데..



이제 친구들까지 합세!
1시간이 지나도 나올모양이 아닌거 같다.
그렇게 하다가 꼼수가 하나 생각났다..-_-
"꼬맹아 너 누나말 들으면 형아가 좀있다가 피자사줄께^-^"
"오빠 저희 집에 가야 되요"
"아 그래?^-^(누나도 애는 애네-_-; 고지곳대로 다 믿네...-_-)"
"꼬맹아 너 누나말 잘들으면 누나가 과자 사준데^-^"
"누나 거짓말 잘해 안믿어"
"-_-"
암튼 이렇게 30여분을 설득한 끝에....



드뎌 나온 꼬맹이들.
그리고 곧 지나지 않아 집으로 돌아가더라.
하긴 여기는 꼬맹이들 노는 놀이터닌까 쟤네들이 주인이다.
나도 어렸을때 누나말 이렇게 안들었나~ 이런저런 생각하다가



시즌2가 시작됬다.



근데 이 여꼬맹이는 말도 참 잘듣고 착하고 너무너무 귀엽드라.
그러더니 여자꼬맹이가 내 카메라에 관심이 있었는지 카메라를 달라고 한다.
그래서 줘봤더니..



여꼬맹이에 셀카샷



여꼬와 남꼬의 손바닥 합체샷



남꼬가 찍어준 여꼬 단독샷.
이렇게 한 1시간 놀다 간듯?
그렇게 꼬맹이들은 가고...



오늘의 저녁은 머릿고기에 맥주 한잔^o^ ㅋㅋ
맨날 맥주 먹는듯..



또 그렇게 밤은 찾아왔다.
저녁도 그렇게 먹고...잠시 무언갈 생각하면서 누워 있는데...



한 아주머니께서 날 밖에서 찾으신다
"계세요?"
"네!"
"아휴..추운데 여기서 어떻게 자...응?..이거 좀 밥좀 싸왔는데 밥생각 없어도 그냥 먹어요 먹어야지 힘이나지..아휴..먹어요 응?"
통에 꽉꽉 눌러담은 밥과 그리고 김, 김치, 그리고 호두가 들어간 멸치복음..
아주머니는 그렇게 급하게 나에게 전해주시곤 성급히 돌아가셨다.
와..나.. 파도처럼 밀려오는 이 감동 어쩌지!?
오히려 동네에서 민폐가 될수 있는 난데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주시다니 정말 너무 감사할 따름...
내 일생 일대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자전거 전국일주에서 이렇게 너무 감동적이고 감사할 추억을 만들어주신 
해남의 어떤 천사 아주머니 너무너무너무너무 감사합니다!!!!!!!
(글 수정하는 9년 지난 지금도 전라도지역 나오면 항상 아주머니부터 생각나네요)



내 다이어리 뒷쪽 종이 한장을 찢어 감사의 편지 한통을 적었다.
그리고 통을 깨끗히 씻어..그곳에 편지를 두었다.
내일 아침에 드려야지...





이동경로 gps 로그

주행거리 : 72.54km
평균속도 : 20.2km
최고속도 : 49.5km
총 주행거리 : 1055.6km



  • 최초작성일 - 2010.06.17 15:39
  • 1차 수정일 - 2019.05.27 
  • 블로거이동 - 2019.09.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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