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전국일주 1일차] 52일간의 전국일주의 어색한 시작
[꼬녕's 자전거 전국일주 1일차] 52일간의 전국일주의 어색한 시작




오늘은 드디어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하는 첫날이다. 아침 7시에 기상을 했다.
군대생활이 아직 몸에 베어서 그런지 몰라도 설렘과 긴장으로 아침 일찍 눈이 떠졌나보다.
엄마가 해주신 아침밥을 먹고 떠날 차비를 한다.
나는 꼬녕2를, 아버지는 짐들을 내려 주신다.
자전거 별명이 꼬녕2다. 내 별명이 꼬녕일(1) 이라서 꼬녕이(2)라고 지어주었다. 




전국일주에 필요한 짐을 꼬녕2에 다 싣은 뒤 출발 전 아버지가 내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주셨다.
드디어 전국일주의 시작이다.

꼬녕2의 손잡이를 잡고 안장에 앉아서 첫 페달을 밟으니 먼저 묵직해진 핸들이 어색했다.
앞바퀴 쪽에다 짐을 놓을수 있게 직접 개조한 트렉을 설치해서 텐트와 침낭을 결속시켜 놓았다.
텐트 무게가 꽤 되어 일단 핸들의 묵직함에 대한 어색함이 느껴졌고 두번째로 느껴진건 어색함이였다.
자전거를 많이 타보지도 않았을뿐 아니라 어색한 라이딩복과 어색한 자전거헬멧, 그리고 자전거에 달린 수많은 짐들이 사람들에 이목을 끌지 않을까 하는 그런 어색함이다.
설렘과 긴장과 어색함을 가지고 첫 페달을 밟았다.

첫날의 계획은 양주와 고양시를 거쳐 인천을 거친 후 강화도 도착이다.
여행 전 라이딩은 의정부-> 한강 1회, 의정부 -> 양주 2회가 전부인데 거기다 짐까지 싣었으니 조심조심 라이딩해야 한다. 도로로 달리는것도 어색하다!
강화도 도착 후 일정은... 음.. 일단 그런건 없다. 완주가 목표 :)



먼저 의정부역을 찾아간다.
여행 마지막날 다시 찾아온다는 약속과 함께 의정부역 안녕~



의정부 시가지를 지나서



의정부 시청과 작별 인사를 한 후 고양시를 향해 출발한다.



아직 묵직해진 핸들 조작이 익숙치가 않다.
그리고 어쩔땐 꼬녕2의 앞,뒤무게가 꽤 나가서인지 자전거 몸체 전체가 비틀거리는게 느껴진다.
이러다 자전거 부러지는거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전국일주동안 우리 꼬녕2가 잘 버텨줄지..
39번 국도를 타고 고양시를 향한다.



첫 오르막길은 생각보다 무난했다. 갈만하다.
아직 급경사라고 할만한 정도의 경사는 못 만나봤지만 초등학생 한명 태우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되지! 라고 생각했지만 무릎이 나가셨다는 분의 이야기를 듣고 걱정이였는데 아직까진 이정도면 아직 여유있다 :)



고양시가 16 km남았단다.
아직 거리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정도면 얼마나 먼 거리지?
자전거를 타는 것도 군대 전역하고 부터닌까 여행하기 2주정도 탄게 전부다.
그리고 속도계를 부착하고 탄것도 2회정도?.
모든게 어색한 상황의 연속.



가다보니 여행의 첫 터널이 나왔다!
터널의 사이즈는 귀엽지만 오늘은 뭐든 처음이라 새롭고 긴장된다.
자전거 여행기를 보면 하도 터널에 굉장함에 대한 글들이 많아서 그 느낌이 궁금했는데 드디어 체험? 해볼수 있는 상황이 맞닥들였다.
터널안에서 들었던 자동차의 소리는 굉장히 크게 들렸다. 그래서 그런지 위협적인 느낌이랄까.
여행 첫 귀여운? 터널안에서 나도 그 느낌이 무엇있지 알수 있었다.



담배를 전역 후 끊고 있는데 담배를 안피니 도무지 쉬지를 않는다.
군대에서도 병사들이 작업할때 싫은 간부가 담배 안피는 간부라고 했다. 담배를 안피니 안쉰다는거다.
나도 군대 있을때 금연을 한적이 있었는데 작업하던 병사들이 이런말을 한적이 있다.
"담배를 안피시니 쉬는시간을 안주시는것 같습니다..ㅠㅠ"
보통 담배 피고 싶으면 쉬는 타입이라...
담배를 안피니 계속 달린다. 쉬어도 할께 없다. 뭘 할지 모르겠다.
어쩌면 쉬는 방법을 모르는걸까?
그래도 한번 셔주기로 하는데 멍때리고 있으니 담배생각이 절로 난다..(금연한지 얼마 안됫거든요 ㅋㅋ)



가다보니 낮익은 현수막이 하나 걸려 있다.
성시백 선수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마을에서 현수막을 걸어 놓았나보다.
TV에서만 봣던 성시백 선수의 마을에 왔다는거 만으로도 신기하다.



자전거 진입 금지라는 말은 아니겠지?;
아직 모든게 낮설고 익숙치가 않으니 도로를 달리면 긴장이...



고양시 도착했다는 간판 밑으로 어디서 많이 본 차량이 보인다.
우리 아빠 차도 흰색 엘란트란데, 요즘 흰색 엘란트라 타는 사람이 어딨나? 혹시 우리 아빤가 싶었는데




아빠였다ㅋㅋ
아들 길 잘 찾아가나 걱정되셔 오셨덴다;
그리고 춥지 않냐고 안힘드냐고 물어보셨는데 안힘들고 안춥다고 말씀드렸다.
다 그런거 같다. 처음에는 설레임과 긴장감으로 힘든건 없는거 같다.
근데 내 사진 여행 끝나고 이제서 보는데 왤케 촌스럽나....부끄럽게....ㅋㅋ




고양시청을 지나서 좀 가다보니 일정과는 다른 행주대교가 나온다.
원래 일산대교로 가려고 했는데 내가 길을 잘못 들어 섰나보다..-_-
뭐 어차피 한강 건너는 다리인데 이건 어떻고 저건 어떻냐~ 행주대교로 가기로 정한다.



가다보니 행주산성? 궁금한데 한번 가보기로 하는 꼬녕1 ㅋ



올라가고...헥...



또 올라가고..헥헥..



행주산성 입구 도착!




주말이라 그런지 자전거 타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저기 노란색 져지 입고 계신 분들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이야~ 멋지네~"
"훌륭하네~"
칭찬을 한마디씩 하고 가신다.
아직 1일차라서 그런지 칭찬이 어색하고 민망하다..*-_-*
민망해서 저분들과 마주치지 말자;;; 라는 생각으로 행주산성 안으로 안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행주대교로 발걸음을 옮겼는데
"여기 자전거 들어가도 되는 곳이야?;;"
역시 처음이라 낮설고 힘들다. 마치 자동차 전용도로처럼 보인다..
"아 젠장..일산대교 찾아서 가야겠어..OTL"



왔던길을 되돌아간다. 왓던길을 되돌아 가는건 굉장한 곤욕이다.



행주대교 들어가기 전에 이 길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아닌가 싶어서 빠꾸하고 행주대교로 진입한 것이였다.
근데 이 길이였다ㅠㅠ



킨텍스만 따라가자..



가다가 부대앞에 전차 있어서 한장ㅋ M48 A1이 맞나?
더 가다보니 일산 호수공원이 이정표에 나온다.
일산 호수공원 이야기만 듣고 한번도 가본적이 없어서 가보기로 한다.




이런 공원에서 운동하면 운동할맛 나겠다.




주말이라 사람도 많았는데 사진에선 없어보이네;;



멋진 일산 호수공원을 뒤로하고 다시 일산 대교로 향한다.




드디어 도로표지판에 강화도가 보인다.



가다가 배고파서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먹었다.
여행중에 편의점 즉석식품은 정말 요긴한 양식이다.




48번 국도를 달린다.. 우오오오!!




7km밖에 안남았다 힘내자..ㅠㅠ




드디어 강화대교 도착!!
탄성이 절로 났다. 내 발로 여기까지 오다니.
기념으로 한장 찰칵.



저건 뭐여..ㅋ
암튼 내일 가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긴다.



다리를 건너고 나니..




감격과 눈물의 '어서오십시요'가 보인다..
드디어 왔구나 강화도!




일단 구경은 나중에 하고 텐트 칠곳부터 찾기로 한다. 벌써 5시가 넘었다.
뭐든게 처음이라 정말 힘들다. 텐트는 또 어디다 쳐야 되나...
그렇게 30여분쯤 해맸을까..




강화향교라는 곳이 나온다.
인적도 드물고 공터도 적당한거 같아서 여기서 치려다 뭔가 꺼림칙 해서 마음을 접고 장소를 옮긴다.
그리고 좀더 이동해보니 고등학교 건물 앞에 적당한 공터가 보여서 
여기다 치자고 마음 먹은 후 짐을 풀려는 순간 저녁에 해먹을 라면 물이 없다..
젠장-_- 아까 봣던 가족마트로 간다.
가족마트에서 3리터짜리 생수와 소주2병-_-; 을 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점원에게 물어본다.
"혹시 여기 주위에 정자있는 공원 없나요?"
점원 한참을 생각하다..
"파리바게트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나와요"
"감사합니다!"
바.로.이.동



저 골목이구나




점원 말대로 가보니 정말 정자가 있다
옆에는 화장실도 있어서 설겆이도 할 수 있고 씻을 수도 있다. 명당이다.ㅋ



저것들만 빼면...-_-;;
놀이터네서 중딩들이 동네방네 떠들석한 목소리로 놀고 있는게 아닌가..
"만약 나를 헤꼬지 하면 내가 너네들을 헤꼬지 해주겠다" 라는 귀여운 생각을 한다..-_-;



텐트를 친다.
집에서 두번 쳐본게 다인데 다행히 익숙하게 텐트를 친다.
낮설다;



그리고 라면을 해먹는다.
라면을 다 먹고 짐정리를 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나에게 오신다.
텐트 치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러 오시나?
먼저 내가 방갑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식사 하셨어요?"
"네 식사 다 했어요"
"아니 밥 하시길레 식사 하실라는줄 알고 따뜻한 국물이라도 갔다 드릴라고 했는데.."
뚜둥.....
이런...말로 표현할수 없는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모르는 사람에게 처음으로 이런 고마움을 느껴보았다.
너무 고마워서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 반복하고 아주머니를 돌려보냈다.
하.... 첫날부터 이런분을 만나다니..



그 뒤 나는 첫날 무사 라이딩을 자축하며 소주 병나발을 불었다;;
안주는 참치통조림에 쇠고기맛 비빔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었는데
맛.없.다..그냥 참치만 먹을껄..-_-;
2병을 샀는데 1병만 마시고 1병은 버렸다.
역시 소주는 안주가 좋아야 한다!



잠을 자고 있었는데 밤 10시가 되서 텐트 밖에서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저기요"
잠을 자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 말을 들었는지 대답한다.
"네.."
텐트 문을 열고 보니 남자 두명이 자전거를 타고 내 텐트 앞에 있었다.
"아까 자전거로 전국일주 하시는거 봐서 관심이 있어가지고 와봤어요"
"아 오늘 첫날 이예요"
"어디서 오셨어요?"
"의정부에서 왔어요"
그렇게 몇마디 나누고 남자 2명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간다.
그런데 후회가 남는다.
왜 살갑게 맞이해주지 않았을까, 나에게 관심이 있어서 오신분들인데..
아직 내가 전국일주를 하고 있다는것에 낮설어서도 그런것도 있지만 그러지 말아야 겠다.
다음부터는 이런분들에게 정말 살갑게 대해드려야 겠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텐트 바깥으로 꼬녕2의 그림자가 비친다.
왠지 섬뜩하지만(?) 내 눈에 있다는게 보이니 안심이 된다.
그리고 어색한 첫날 여행을 마무리 하고
어색한 텐트와 어색한 침낭속에서 어색한 첫 잠자리를 든다.



1일차 GPS로그 실종...

주행거리: 106.71km
평균속도 : 16.1km
최고속도 : 50.7km
총 주행거리 : 106.71km



  • 최초작성일 - 2010.03.15 09.32
  • 블로거이동 - 2019.06.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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